관내에 일명 '약장수'가 진입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번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단속할 만한 근거는 현재로서 약사법외에는 없다는 점도 이들의 영업을 막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무엇보다 이들로 인해 가정불화와 지역경제에 타격을 입는 등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관내에 약장수가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은 요촌동과 서암동 2곳인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업기간

이들이 머무는 기간은 짧게는 한달에서 길게는 세달까지. 농촌의 가을일이 끝나는 시점과 한 겨울 일거리와 볼거리가 부족한 시골을 대상으로 한 영업기간과 시내에 거주하는 아주머니와 할머니를 대상으로 한 추석전 대목영업이 이들의 주요 목표다.

즉 시골에 돈이 많이 풀리는 기간이면 어김없이 약장수가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영업방식

현재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은 2곳. 더구나 최소 2시간씩 하루 2~3번 정도 공연과 영업을 하는 영업장에는 한 번 모이는 인원만 최소 200명 이상이나 된다.

무엇보다 이들은 기존 가설천막을 설치해 영업하는 방법에서 탈피. 이미 설치된 창고나 회관을 일정기간 임대해서 영업하므로서 시설안전에 대한 관계기관의 단속을 피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승합차와 버스를 동원해 마을에 있는 아주머니와 할머니들을 실어나르는가 하면, 행운권을 통한 선물을 제공하는가 하면 화장지나 세제등을 공짜로 나눠주고, 다른 사람을 데려올 경우 데려온 할머니에게 더 많은 선물을 제공하며, 노래나 만담등으로 할머니들의 기분을 맞춘 후 자신과 자식들의 건강을 위한 제품이라며 할머니들에게 현혹시킨 뒤 '하나를 구입하면 선물은 열가지가 넘는다'라는 말과 함께 할머니들의 쌈짓돈을 풀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말에는 구입을 종용해도 구매하지 않는 할머니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판매물건에 대해선 반품금지

주로 판매하고 있는 물건은 건강보조식품과 건강보조제품이다.
할머니들에게 자주 있는 관절염에 좋다거나 식욕증진, 피로회복에 좋다는 말과 함께 자식들의 건강과 남성의 정력을 위해 좋다는 건강보조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판매하는 물건은 이름조차 생소한 제품들이 많으며, 출처와 내용물, 그리고 제품의 질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구입한지 얼마안돼 떨어지거나 찢어져 반품하고 싶어도 사용한 물건에 대해서는 반품거절, 더구나 일단 개봉된 식품일 경우 사태의 심각성은 더해간다.

가정문제로까지 이어져

자식걱정에 사온 할머니의 물건을 반갑게 맞아들이는 가족들이 없다는 점에서 할머니와 가족간의 갈등으로 이어져 가정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어머니가 사온것을 돈으로 환산하면 몇 십만원인지 모르겠다"며 "할일없는 노인네가 가서 구경하고 미안해서 사온것이 잘 못이냐는 어머니의 말에 할 말을 잊었다"고 요촌동에 거주하는 최아무개 주부는 말했다.

더구나 용돈이 부족한 할머니들에게 "약장사 구경하는데 돈 좀 달라"면 "네"하고 매일 얼마씩 줘야하는 주부들에게는 곤욕인 셈이다.

어머니와 남편의 눈치, 아내의 눈치를 봐야만 하는 처지에서 부부싸움 안한다면 거짓말이다.

지역경제에도 심각한 타격

비단 이들의 영업은 가정문제뿐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이 한 번 오면 은행에서 돈 찾는 사람이 많아 조그만 금고일경우 자금이 바닥날 정도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이들과 비슷한 물건을 판매하는 상인들은 물론 시장에서 조차 물건을 구입하러 오는 손님이 줄어들어 경제의 기본인 시장이 흔들린다는 점이다.

시장에서 옷 가게를 하는 한 상인은 "그나마 손님이 없어 장사가 힘든데 약장사때문에 손님구경하기가 무척 힘들다"며 "이러다간 대목날 파리만 날리게 생겼다"며 불만을 내비쳤다.

무엇보다 이들은 건물의 임대료만 지불하고 영업신고만 마치면 영업이 가능하다. 더구나 영업이득에 일정부분을 세금으로 납부하는 기존상인들과 달리 이들에게 세금은 한 푼도 받지 못한다.

결국 이들에게 자리만 빌려주면 돈을 받는 임대업자는 돈을 벌지라도 지역자본의 유출이 심각하며, 지역경제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왜 할머니들이 열광하는가?

가정문제와 지역경제에 타격을 입히는 약장수에 왜 할머니들이 열광하는가?

매년 일정기간 약장사가 오는 날만 기다리는 할머니와 아주머니들도 상당수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약장수에 빠져들어 저녁밥만 먹고 이들이 보내준 차에 의지해 약장수 공연장으로 발길을 옮기는 할머니들의 하나같은 이유는 무료한 생활에서 재미를 찾는다는 것이다.

일거리가 없고, 한가한 시간, 부모님과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보다 만담꾼의 말장난, 신명난 노랫가락등이 할머니들의 마음을 끄는 이유다.

단속방법은 없나?

현재로서는 약사법외에 특별한 단속 조건이 없다는 점이 이들의 영업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경찰서 관계자는 "이들의 불문율은 '이것을 먹으면 무슨병을 낫게 한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고 지적하면서 단속의 어려움을 나타냈다.

더구나 이들이 판매하는 건강보조식품인 경우 의심된다면 시료를 체취해 성분검사를 실시할 수 있지만 기간이 상당하다는 것이며, 제품인 경우 임상실험결과까지 마쳐야 한다면 이들의 영업장소는 이미 다른곳으로 이동한 뒤다.

검사기간동안 이들은 영업장소를 변경하거나 제품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들의 영업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법적으로 없다. 이미 법을 이용해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들의 영업을 그대로 놔 둔다면 우리시 전반에 피해를 준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결국 관계기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신고제라 할 지라도 우리지역살림을 위해서 거부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의 선택이 시민과 지역을 위해 올바른 일이라면 시민의 심부름꾼이라 자칭하는 사람이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즉 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살림을 책임질 수 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관계기관에서 주로하는 '근거없다'는 이유로 일관하지 말고, 문제점을 알고 있는 이상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이들의 영업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는 것은 이들의 말솜씨에 현혹되어 비싼값이라도 물건을 쉽게 구입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게 필요한 물건이며, 안심할 수 있는 물건이라면 당연히 구입해야 한다. 하지만 군중심리가 작용해 물건을 구입한다면 후회와 뒷처리에 얼굴 붉히는 일까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시민들이 알아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리라 본다.

김태영  kimty@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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