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회는 농협으로, 농협은 시로
공방이 시작된 것은 지난달 26일. 농민회가 농협자체수매 벼를 5만6천원에 전량수매하라고 요구하면서 농협 시지부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가자, 이틀 후인 28일부터는 관내 13군데 농협장들이 시청 2층 로비에서 시에 예상적자액 75억을 보전하라고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농민회의 요구는 "배수매가가 빨리 결정돼야 산지 쌀가격이 유지되기 때문에 쌀값하락을 막기 위해 조속한 결정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수매와 계약재배 물량을 제외한 전량에 대해 농협측이 5만6천원에 수매하라"는 것이었다.
이에 반해 농협장들은 "지난해 농민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막대한 적자를 봤고, 시가 지원하기로 한 차액보전금 21억7500만원도 집행 되지않아 가격결정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지난해 추곡수매가 차액보전금 즉시 지원과 함께 올해 시가는 5만2천원으로 예상되므로 가마당(40㎏) 5천원씩 150만가마분 예상적자액 75억을 시가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지난달 30일 오후 4시 각 농협 직원 100여명이 시청옆 소공원에서 집회를 갖고 수매대책과 직불제 확대를 주장하면서 삭발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곽시장 중재 5일만에 타결
이에 곽인희 시장은 "지원은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하는 문제인 만큼 당장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고통분담 차원에서 쌀문제 해결을 위해 농민회, 시의회와 협의하는 등 노력할테니 농성을 풀고 돌아가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농협에 대한 농민회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농협도 시에 무리한 요구를 하며 사태가 악화되자, 지난 1일부터 곽인희 시장이 양측을 불러 모아 여성회관에서 중재에 나섰다.
이후 4일간 양측이 10여차례에 걸쳐 마라톤협상을 벌였으나 번번히 무산되다가, 지난 6일 오후 4시 여성회관에서 5개항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고 극적 타결을 봤다.
농민회·농협 5개항 합의
13개 농협과 농민회의 합의 내용은 "▲농민회와 농협은 농민들의 생산비 보장을 위하여 정부에 대한 공동의 투쟁을 전개하며 11월 13일 농민대항쟁에 중점을 둔다 ▲자체수매물량은 140만 포대로 하며 계약재배물량 40만 포대는 별도로 전량 수매한다(총 180만 포대, 필지당 배정된 자체 수매량은 시 직불제를 받으며 그 외 계약재배분은 제외) ▲자체수매가는 농협이 5만2429원 잠정 가격으로 매입하되 그 잠정가격은 시중가격과 수매가격이 1000원 이상 차액이 발생할 시 적용하기로 한다. 적용시점은 조합자율로 정하되 지역협의회에서 협의토록 한다. 또한 농협수매분에 대하여는 시 직불금을 포함하여 5만6000원을 보장한다 ▲자체수매 배정기준은 정부 추곡수매 배정기준에 따르며 시청의 직불제 금액 배정은 정부수매량 농가배정기준에 따라서 전 농가에게 지불한다 ▲자체수매 시기는 11월부터 2월까지 수매할 수 있도록 하되 수매시기 연장은 상황에 따라 지역농민회와 협의한다. 수매량은 11월 30%, 12월 30%, 1월 20%, 2월 20%로 한다. 단 비 RPC는 11월 20일 이후 수매를 시작하되 그 이전에도 수매할 수 있다"로 돼 있다.
시비 지원 어려워 재협상 예상
그러나 이들의 합의 내용에 대해 시는 "일부 항목이 가격지지를 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 WTO에 위배되고, 합의안대로라면 시비 지원액이 50억가량 소요되므로 어렵다"고 난색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 7일 시장실을 방문한 농협장들에게도 곽시장이 합의안 조정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농협과 농민회가 합의를 이룬 것으로 보이고 있으나, 이는 시의 지원이 선행돼야하는 문제이며, 시는 이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어 농협과 농민회의 재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성근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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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들에게 현금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