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하여 채 피지도 못하고 저버린 우리의 두 딸들 효순이 와 미선이의 영혼을 추모하고 반미감정에 대한 발로로 지난 30일 서울 광화문에서는 촛불시위가 열렸다. 이는 한 네티즌이 인터넷상에 쏘아올린 글이 계기가 되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사건과 관련된 미군 장갑차 관제병과 운전병이 연속적으로 미 군사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성의 없는 사과문 한 장 달랑 발표한 가운데 마치 도주하듯이 미국으로의 출국은 유가족은 물론이고 우리 국민의 정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기만의 처사이다.

또한 이와 관련해 부시 미국대통령이 주한 미국대사 토마스 허바드 대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사과한 것 역시 우리를 가볍게 여기며 무시하는 행위로밖에 받아 들일 수 없다. 이는 사건에 대한 '무마용' 적 성격을 띠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며 우리로 하여금 더욱 울분을 품게 하며 반발심만 자극시키고 있다.

여기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과 언론의 보도 행태는 어떤가? 심상명 법부장관은 우리가 타국에 군사를 파견할 때에도 미국이 우리와 맺고 있는 소파협정과 동일한 관계를 맺는다고 발언함으로써 미국의 정당성을 인정하며 방어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우리의 언론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며 반미시위과정에서의 경찰 무력진압 보도를 축소 은폐함으로써 국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이러한 반미감정 고조의 요인들은 우리 국민들을 다시 한번 광장으로 불러냈다. 지난 월드컵 당시 붉은 악마 응원으로 결집되었던 우리 국민의 모습을 이번에는 촛불시위라는 채널을 통해 재현하며 미국을 규탄하고 맹성을 촉구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김제에서는 이 사건과 관련하여 시민들의 규탄의 목소리가 작아 안타깝다. 심적으로는 우리 딸들(효순이와 미선이)의 영혼을 애도하고 미국을 책망하고 있지만 그러나 보다 적극적으로 우리의 마음을 표출하여 자주주권국가 국민으로써 우리의 자리를 찾고 쟁점으로 부각되어진 여러 사안에 대해서도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을 합해야 할 것이다.

이세영  getheman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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