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아주머니들과 약장사 구경을 다닌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약장사들에게 구입한 물건이 다락방에 쌓여있고, 이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3달여동안 천만원에 육박하는 돈을 지출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물건을 구입한 뒤 자식들의 눈치를 봐야했던 어머니의 모습에서 정씨는 할 말을 잊었다는 것이다.
정씨처럼 약장사들에게 물건을 구입한 후 자식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숨겨오다 자식에게 들켜 가정불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농한기에 접어든 농촌마을에 올해도 예외없이 쇼를 벌이며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는 철새 약장사들의 등장으로 가정불화 및 농촌마을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현재 관내에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건강보조식품 등 제품홍보와 판매를 겸한 사업장이 벤처기업 또는 중소기업 제품 박람회라는 이름으로 요촌동과 교월동 그리고 백구면 등 시내와 면단위를 합쳐 3∼4개소 이상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건강식품판매업체는 농한기를 이용해 각 읍면 지역을 돌아다니며 제품홍보와 판매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노인들을 대상으로 화장지와 밀가루 등 갖가지 사은품을 제공하고 놀이시간을 마련하는 한편 차량까지 서슴치 않고 제공하면서 제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할 일이 없고 대화가 부족한 노인들에게 만담과 노래로 흥을 돋운 뒤 자식보다 친숙한 얘기상대로 노인들의 마음을 일시에 사로잡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참석한 노인들을 위한 출석카드를 만들어 출석율이 좋은 노인들에게 더 많은 사은품을 주면서 판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노인은 "물건을 많이 사면 관광도 시켜준다 하고, 아마 이 사람들이 여기서 가져가는 돈이 10억은 족히 넘는다"며 "잘되니까 한 달 더 연장해서 장사하지 그럼 뭣 하러 하겠냐"고 말했다.
특히, 약장사로 이전에 피해를 입은 노인들마저 다시 약장사 구경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또다시 경제적, 정신적 피해가 우려되고 있지만 현행법상 이들을 단속할 만한 근거와 영업금지를 위한 법조차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법을 이용한 교묘한 판매수법으로 법망을 피해나가고 있어 단속기관조차 단속근거를 잡기 어려운 형편이다.
시 관계자에 의하면 "식품회사로부터 제조된 제품은 판매하기 위한 법적 절차도 간소화되어 있어 원천적으로 판매를 금지할 이유가 없으며, 판매가격 또한 제한이 없다"고 말해 현행법이 이들의 활동을 막지 못하고 오히려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품에 대한 과장광고 또는 식품인데도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약품으로 속여 판매를 했을 경우, 그리고 반품거부 등으로 인한 신고가 있을 경우 단속이 가능하다"는 설명이지만 이들의 영업전략속에서는 무의미하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하지만 매년 약장사들이 관내에 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신고된 건수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단속 역시 거의 전무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제품판매업자의 현혹은 시내 상가들의 침체를 가져오며, 지역경제적 큰 타격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정불화까지 이어지면서 사회문제로까지 번져갈 여지가 충분한 만큼 가정에서 세심한 주의가 절실히 요구되며, 단속기관의 적극적인 단속과 지역경제를 염려하는 관계기관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여론이다.
김태영 kimty@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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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들에게 현금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