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도 투명하게 다뤄져야 할 내년도 김제시 예산안이 지나치게 밀실에서 다뤄져 의구심을 가중시키고 있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지난 10일 구성돼 지난 21일까지 12일간 예산심사를 벌였으나, 밀실 심사의 구태를 벗지 못한 채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결위는 지난 12일 8명으로 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하면서 의원들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구성 전부터 추태를 보이더니, 실과소장들에게 소명기회를 줘서 동료의원들이 삭감했던 예산 중 불요불급하지 않은 예산도 상당수 다시 살려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7일 오후 4시40분 계수조정소위가 끝나자 소위에 편성되지 않았던 일부 소신파의원들조차 불쾌감을 드러냈고, "다 살려줬구만"하는 등의 비아냥까지 들려왔다.

이어 오후 5시12분에 시작된 6차 예결위는 18명의 위원 중 16명이 참석해 성원되면서 회의가 계속되는 듯 했으나, 위원장은 개회 1분만에 정회를 선포하고 "비공개로 하려니 마이크를 끄라"고 말한 후 밀실회의를 진행했다.

또 18일에는 내년도 본예산 심사를 마치고 삭감된 예산에 대한 조서를 만들어 의장의 서명까지 받아 집행부 예산부서에 넘겼으면서도 이에 대한 공개를 거부하는 등, 시민의 대표기관으로서 납득할 수 없는 행태를 계속했다.

밀실회의의 이유에 대해 의회 관계자는 "일부항목에 대해 예산을 삭감한 의원이 관계자들에게 곤혹을 치르는 경우가 있고, 단체 등의 예산 심사시는 개인적인 연관관계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부 소신파 의원은 "차라리 회의과정이 공개돼야 예산심사가 투명해지고, 의원들이 소신껏 심사를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 고성곤 의원(요촌동)은 이번 회기인 지난 10일 시정질문에서 "시 재정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민단체·관계기관 등에게 예산안 확정 전에 다양한 의견을 구하는 절차를 거치자"고 주장하는가 하면 "각 실과소에서 예산부서로 보내진 예산요구서까지도 공개해 투명한 행정을 펼치자"고 집행부에 제안하기도 했다.

의회 내부에서 집행부에 투명성을 강조하는 마당에 정작 시의회가 시민들의 혈세를 다루는 예산심사를 밀실에서 다루고 결과 또한 밝히기를 꺼린다면 이에 대한 이유는 무엇인지 시민들의 의혹은 증폭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의원 개인의 관계로 인한 봐주기나, 로비에 의한 예산집행이 아니라면 시의회는 떳떳하게 문을 열어야 할 것이다.

홍성근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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