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의회 개원 이후 파행운영으로 시민들을 실망시켰던 시의회가 올 예산에 책정됐던 해외여행비를 '어떻게든 써보자'는 태도여서 의원들의 각성이 요구된다.

올해 본예산에 책정된 시의원 해외여행 관련 예산은 의원 19명분 경비 2570만원과 수행공무원 여비 260만원 등 총 2830만원이다.

이 예산에 대해 6월말까지 임기였던 3대 시의회에서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어서 해외에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한 상황이었고, 7월 이후 4대 시의회는 의장선거과정에서의 내분으로 인해 해외여행은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시의원들의 외유가 없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었다.

그러나 지난 17일 의결된 올해 결산추경에서 이 예산이 삭감되기는 커녕 오히려 수행공무원여비를 2배로 늘려 여행경비가 3천만원을 넘어섰다.

시의회가 올해 편성된 해외여행경비를 쓰기위해 행자부에 질의까지 해가면서 얻어낸 답은 '올해안에 여행사와 계약만하고 내년 2월까지 여행을 가면 된다'는 것.

그런가하면 시의회는 내년 본예산에도 해외여행경비를 시민의 혈세인 시비로 3천만원이 넘게(예산편성지침상 최고한도액) 책정해 놨다.

시의회는 올해 예산으로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마감을 하루앞둔 30일이나 31일중에 계약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예산편성지침에 따른 1인당 한도액이 130만원으로 정해짐에 따라 총 비용 3천여만원으로는 의원 19명과 수행공무원 경비로 부족하므로 2개조로 나눠 2년에 한번 가게되면 1인당 260만원이 된다는 계산에 따라 선발대가 먼저 다녀온 후 가지 못한 의원은 내년예산으로 갈 계획이다.


이에 반해 현재까지 해외여행 불참의사를 밝힌 시의원은 3명정도로 나타나고 있으며, 불참이유는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로 전해진다.

또 선발대로 참가하는 의원은 8명 가량으로 행선지와 기간은 유럽 6박7일이 예상된다.

시의회 관계자는 "시의원들의 해외연수는 의원들의 합법적인 권리이며, 선진지 견학을 통해 견문을 넓혀 의정활동에 도움을 주는 계기를 만든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일부시민들은 "4대 시의회가 해외여행을 갈만큼 떳떳하느냐"고 반문하면서 "자숙의 의미로라도 여행비를 스스로 삭감했어야 했다"고 말하고 있다.

시민들의 지적대로 여행경비를 삭감할 경우 이 비용은 내년도 추경예산의 재원이 되어 주민들의 숙원사업에 반영될 수 있다.

의회 관계자의 항변처럼 시의원들이 해외연수을 통해 보다 성숙된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좋겠으나, 과거의 연수가 외유로 일관됐던 점과 시민들의 정서를 감안한다면, 그리고 3대 시의회가 임기중 한번이라는 이유로 지난 99년 8787만원의 시비를 써가며 해외여행을 다녀온 후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것을 상기한다면 이번 여행은 좀 더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성근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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