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일 의장단 선거과정에서 10:9로 양분됐던 시의회는 이달들어 겨우 진정국면을 보였다. 그러나 아직은 도처에 앙금이 가시지 않은 채 불씨로 남아있다.
이제 4대의회 임기의 8분의 1을 마친 상태여서 성적표를 내기는 무리라는 시각도 있으나, 굳이 평가한다면 낙제점이다.
현재까지의 실수를 거울삼아 시의원들이 더욱 분발하기를 기원하며 4대의회를 회기별로 돌아본다.
문의장 선출 파행 신호탄
4대 시의회는 지난 7월 8일 오전 10시 본회의장에서 19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의장단선거를 실시한 결과 문호용 의원이 10표, 정영환 의원이 9표로 문호용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고, 부의장에는 이필선 의원이 10표로 9표를 얻은 김광선 의원을 제치고 당선됐다.
그러나 의장선거가 어느 때 보다 과열양상을 보이며 물밑 선거전이 치열했고, 선거결과처럼 10:9로 양분되는 극한 상황을 연출했다.
상임위원장 3자리 주류 독식
이같은 양분현상은 7월 9일 오전 11시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있은 '제4대 김제시의회 개원식'에서 19명의 의원 중 9명이 불참하는 반쪽 행사로 이어졌다.
4대 의회 실질적 첫회기인 7월 15일 70회 임시회 개회식도 문호용의장의 개회사가 시작되자마자 의원석에서 고함이 터지면서 비주류의원 9명이 퇴장했고, 상임위원장 선거는 주류 10명만으로 진행돼 상임위원장 3자리를 모두 주류가 독식했다.
16일부터 20일까지 시에서 후반기에 진행할 주요사업에 대해 각 실과소별로 실과소장이 직접 업무를 설명하고 의원들이 질문을 하는 집행부의 업무보고가 진행됐으나, 주류측 10명의 의원만이 업무보고를 받았다.
업무보고 이후 공전되던 의회는 25일에야 상임위원회가 열려 간사를 선출했고, 비주류측은 "문의장이 의사봉을 잡는 한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26일 폐회식은 이필선 부의장이 의사봉을 잡아야 했다.
71회 정례회 중 경찰수사
9월 2일 개회된 71회 정례회 역시 반쪽으로 개원하더니 3일간의 예결위를 유회시키는 등 분열이 계속됐다.
상임위원회 활동기간을 이용해 이틀만에 예결특위 활동을 마치는 변칙운영과 6명의 위원만이 시정질문에 참여했고, 의장단 선거과정에서 의원간에 금품을 주고 받은 혐의와 강원도로 여행을 주선해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는 어수선한 분위기속에서 정례회를 마쳐야 했다.
시의원 구속사태
수사를 벌이던 경찰은 9월 15일 문호용 의장을 의장선거와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긴급체포하는 등 두차례에 걸쳐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또 돈을 건넨 것으로 밝혀졌던 임형규 의원은 교통사고로 입원중인 상태여서 구속집행을 하지 못하다가 10월 10일 오후 4시 영장을 발부받아 구속수감했으나, 구속 6일만인 16일 전주지방법원 제1형사부는 임의원이 신청한 구속적부심에서 "뇌물을 받은 문호용 의장도 영장이 기각되는 등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다"면서 임의원을 석방했다.
개원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11월 21일 제72회 임시회 개회식 역시 비주류 8명이 불참한 채 반쪽으로 시작되고 말았다.
그러나 다행히 개회식을 마치고부터는 2002년도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 위원장에 김종성 의원(봉남면)을, 간사에 김석준 의원(금산면)을 각각 선출했으며, 오후에는 상임위원회별로 7건의 안건을 심사 의결하는 등 정상화의 조짐을 보였다.
22일에는 3개담당관실과 총무과의 내년도 업무계획을 보고받고 질문을 벌였으며, 이날 업무보고는 문호용의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상적으로 회의를 진행해 4대 의회 개원 이후 계속됐던 양분사태가 일단락되는 모습을 보였다.
문의장 개·폐회식 정상 진행
행정사무감사를 비롯해 내년도 예산심사, 시정질문 등이 실시됐던 제73회 정례회가 22일간 회기를 마쳤다.
지난 2일 오전 10시 본회의장에서 실시된 제73회 정례회 개막식은 19명의 의원 중 18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호용 의장이 의사봉을 잡았다.
곽인희 시장이 시정연설을 통해 새해 시정 운영방향을 제시하고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했다.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이하 행감위·위원장 김종성)가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시 집행부에 대해 실시한 행정사무감사에서 17건의 시정·개선요구사항이 발생했고, 10일 오전 10시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있었던 시정에 대한 질문에는 19명의 의원 중 9명이 참여해 곽인희 시장에게 23건을 질문했다.
그러나 10일 구성돼 지난 21일까지 12일간 예산심사를 벌였던 예산결산위원회는 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하면서 의원들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구성 전부터 추태를 보이더니 걸핏하면 마이크를 끄고 회의를 진행하는 등 밀실 심사의 구태를 벗지 못해 비난을 받았다.
시의회 최대과제, 의원간의 화합
시의회의 양분사태를 두고 외부에서는 양측의 구분을 편하게 하기위해 의장측 10명을 '주류', 상대측을 '비주류'로 구분해 왔다.
이러한 단어들이 언론을 통해 반복되면서 '양측의 분단을 고착화했다'는 의회내부 불만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4대 시의회는 6개월 동안 '주류·비주류'란 단어들을 끊임없이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의회를 이끌어왔다.
의원간의 지나친 화합은 지방의회발전의 저해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김제시의회는 의원간의 건전한 화합이 선결과제다.
11명의 초선의원이 입성한 4대 의회에 걸었던 시민들의 기대는 상당했다. 통상 초선에게 6개월이 탐색전이라면 남은 3년6개월은 왕성한 활동의 시기가 돼야한다.
3선의 관록과 재선의 역량이 발전적 방향으로 조화를 이룬다면 떠났던 민심을 되돌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지난 6월 5일과 6일 땡볕아래 합동유세 현장에서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면서 머슴이 되겠노라고 외쳤던 그 초심을 임기 내내 간직해야 한다.
홍성근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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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들에게 현금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