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3일로 김제쇼핑센터가 개장한 지 2년이 지났다.

쇼핑센터 설립당시 현대화된 요촌상설시장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재래시장이 자리잡았던 요촌동에 골리앗처럼 등장한 쇼핑센터.

하지만 2년간 쇼핑센터가 시민들에게 남긴것은 깔끔한 매장과 다양한 물건, 그리고 쇼핑의 즐거움과 기대감보다는 '역시 예상대로'라는 한숨소리만 들릴 뿐이다.

더구나 쇼핑센터에 입점한 상인들조차 20여개도 안되는 상황에서 또 다시 원점부터 시작해야 하는 쇼핑센터.

이제 지난 2년간 쇼핑센터에 대한 문제점들을 짚어보면서 쇼핑센터가 다시 시민들의 종합쇼핑몰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현대화상설시장 건립 기대감

재래시장이 자리잡고 있던 요촌동 423-2번지 일대. 이미 오래전부터 재래시장으로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던 이곳 요촌동 상설시장은 건축된지 25년이 지난 건물로 93년에 실시한 안전진단에서 사용 부적합판정을 받았다. 이후 시는 시유지 1700여평에 지상 3층, 지하 2층, 상가수 209개, 연건평 5천여평의 현대식 건물로 약 250억원의 예산을 들여 요촌상설시장대신 현대화된 건물을 설립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시에서는 97년 7월 조달청에 시설공고를 한 후 8월에는 현장설명회, 10월에는 공사업체 입찰을 선정한 후 98년 2월에 착공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의 계획발표후 행정적인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상설시장에 자리잡고 있던 상인들과의 영업보상문제와 교통문제 지적과 당시 시공업체로 선정된 경남기업과 시측이 공사비 관계로 입장차이를 보이며 착공일정이 3개월 연장돼 98년 5월에 첫 삽을 뜨기 시작했다.

분양은 저조

쇼핑센터의 공사기간은 당초 98년 5월부터 2000년 9월 4일까지다. 그러나 공사비 미지급과 설계변경으로 약 2달간 공사가 연장됐다.

특히 공사착공이후 순조로운 공사진행으로 입점을 앞당길 수 있었으나 시공사인 경남기업의 부도로 워크아웃 상태가 된데다 총 209상가 가운데 30상가가 분양을 신청해 저조한 분양율을 기록해 결국 자금난을 겪으면서 2000년 7월에 공사가 재개됐으며, 99년 8월 1차분양을 실시했으나 시의 첫 기대는 무너졌다.

이 당시 분양율은 14%정도, IMF등 경기침체, 기존상인 분양 미참여, 분양가가 주변상가보다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는게 시의 분석이다.

그러나 2차분양에서도 시의 기대와는 다르게 분양 신청이 저조해지자 시는 분양과 임대를 병행하며 분양율에 힘을 쏟았으며, 결국 분양점포보다는 임대점포와 월정점포의 수가 대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입주날짜 4번 변경

당초 계획대로 공사가 완공된 9월에 입점을 완료해 입점상인들이 추석성수기를 예상했으나, 분양실적 저조로 인해 9월 입주예정일이 11월, 다시 12월, 그리고 이듬해인 2001년 1월 13일 겨우 입점됐다.

이 과정에서 입점을 준비한 상인들의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즉 당시 쇼핑센터 입점이 9월경이라는 발표에 따라 이미 다른 상가에서 계약을 마친 상인들이 입주를 못한 채 약 4개월간 영업을 하지 못했다.

더구나 대부분의 입주상인들이 전북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상황이어서 영업을 하지 못한 4개월동안의 이자부담을 가지게 됐고, 이로 인해 입주상인들로부터 불만이 일기 시작했다.

입점 상인들 불만 고조

하지만 입점상인들의 불만은 좀처럼 가라앉질 않았다.

이는 분양상가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시의 주장과는 다르게 임대와 월정계약등으로 빈 점포를 채워 상대적으로 자신들이 손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중복점포들로 인해 고객나누기에 이득보다는 손실이 많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가 시비 3천만원을 지급해 고용한 쇼핑센터 운영관리팀의 계획성 없는 입점추진이라는 상인들의 비난과 함께 운영관리팀 해체등이 이뤄졌다.

특히 당초 209개의 상가가 분양될 것으로 예상한 시와는 다르게 분양상인들의 미입주와 함께 월정으로 입점하려는 상가역시 저조해 시간이 지날 수록 공실점포의 수는 증가하기에 이르렀다.

교통혼잡 고객접근 가로막아

무엇보다 쇼핑센터가 활성화되려면 많은 고객들을 유치해야 한다.

그러나 쇼핑센터가 설립되기 전부터 문제점으로 제시된 교통문제는 결국 현실로 다가와 쇼핑센터를 향하는 고객들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특히 쇼핑센터사거리(전 박약국사거리)를 중심으로 불법주·정차 단속을 2000년 11월부터 실시한다는 안내문을 발송한 이후 적극적인 단속을 펼쳐 쇼핑센터로 향하는 차량들의 불편을 없애주는 듯 했다.

더구나 시에서는 시비 1879만원을 투입해 쇼핑센터 입구에 있는 36개점포에 해가림천막을 설치해 인도확보를 유도하는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이 조치는 잠시뿐. 결국 상가는 경쟁적으로 인도까지 물건을 진열하기에 이르렀고, 다른 상가에서는 특혜라며 시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결국 시는 주·정차단속외에 인도물건진열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상인들 분양전 시의 약속 이행하라

상인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만 갔다.

특히 분양당시 시가 약속한 쇼핑센터 활성화 대책과 대출문제, 그리고 입점연기로 인한 영업손실, 교통문제 해결등에 대한 결과가 없다며 단체행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시에서는 인근 상가를 매입해 도로를 확장한다는 계획과 이벤트를 시비로 지원한 것, 버스회차 협의등을 들며 상인들과 맞서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쇼핑센터내 입점상인들의 1/3정도가 쇼핑센터내 영업을 포기했다.

하나로 마트 입점 추진

결국 쇼핑센터내에 빈점포의 증가로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시는 대형마트의 입점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당시 대형마트는 광주의 빅마트와 농협의 하나로마트가 물망에 올랐으나 시는 지역자본유출문제를 지적하면서 하나로마트로 입점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더구나 농협이 시금고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하나로마트 입점시 무이자 3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해 입점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하나로마트 입점을 원하는 시와 김제농협간의 줄다리기가 약 1년여동안 진행됐으나 결국 하나로마트입점이 무산됐다.

더구나 백산농협에서 하나로마트 입점을 추진하였으나 백산농협에서도 하나로마트 입점을 포기하기에 이르러 결국 쇼핑센터 마트입점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집단 농성돌입, 상가 철시

상인들의 불만은 집단 농성으로 돌입하면서 상가 철시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이 기간은 6.13 지방선거여서 당시 선거에 출마한 곽인희 시장에게는 불리하게, 상대편후보에게는 선거전략에서 유리하게 작용됐다.

특히 선거기간중 침묵시위와 단체행동을 불사하며, 요구조건을 제시하면서 무리한 농성을 펼친 8명이 선거이후 시로부터 명예훼손과 선거법 위반혐의로 고소당했다.

당시 쇼핑센터 내 영업점포는 30여개로 입점당시 점포의 1/4수준이었으며, 1층과 2층에 있는 점포를 1층으로 통합하게 이르렀다.

원점에서 3개마트 입점추진

입점을 두고 1년여동안 시와 줄다리기를 한 하나로마트가 결국 입점을 포기하자 시는 쇼핑센터 입점마트 선정공고를 냈다.

이 과정에서 김제의 선마트, 광주의 빅마트, 그리고 서울의 한 대형마트등이 입점의사를 밝혔고, 시는 3개의 마트와 협상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39억이라는 임대료가 걸림돌로 작용, 협상의 난항을 겪으면서 2차공고까지 실시해 선마트, 빅마트, 국민연금관리공단측이 입점의사를 밝혔다.

시로서는 3개의 업체가 입점을 희망했다는 점에 촛점을 두며, 살얼음판을 걷듯이 3개의 업체와 협상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어느마트가 입점한다'는 소문만 무성할 뿐 시는 입점마트의 실체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임대계약 만료, 분양점포 재매입

하지만 시가 입점마트를 추진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은 쇼핑센터 활성화를 전제로 한 과정이다.

즉 지난 1월 13일로 임대상인들의 계약만료일이 도래했지만 재계약은 하지 않고 있고, 분양점포마저 시에서 재매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쇼핑센터내에 입점한 점포들을 다시 시에서 매입해 쇼핑센터를 원점으로 돌린 뒤 마트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더구나 마트측에서 지하1층과 지상1,2층등 3개층을 모두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는 하나로마트측에 제시했던 지하1층, 지상1층등 2개층 임대조건보다 파격적인 조건이다.

이제 시와 마트측의 최종결정만 남은 것은 분명하다.

현재 상인들 어떻게 되나?

시 입장은 현재 영업을 하고 있는 상인들은 영업의지가 있다는 것을 들며 최대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입점마트가 확실히 결정된 후일지라도 가능하면 마트와의 계약을 원하는 상인들에게 유리하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마트가 입점하면 활성화되나?

쇼핑센터 활성화를 위해 마트입점을 추진한 시는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마트측 관계자들이 시장성과 가능성을 점치며 입점을 희망했고, 영업쪽의 베테랑으로 이미 전국에서 충분한 인증을 받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개점전부터 지적됐던 교통문제는 주변상가 매입과 도로 확포장공사가 올해로 마무리한다는 계획이고, 쇼핑센터 진입로 정비역시 입점시기에 맞춰 추진될 예정이어서 교통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즉 시에서 쇼핑센터 활성화를 위해 약속했던 외적인 부분은 모두 진행한다는 점에서 이젠 영업전략만이 남은 것이다.

영업전략 역시 다수의 분양자보다 1인이 관리하는 마트측의 영업방식이 효율적이다는 점,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 입점마트의 이미지면에서도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생존경쟁 속에서 자본금이 충분하다는 점은 질좋고 값싼 물건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어 고객들의 접근을 쉽게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활성화의 가능성을 시에서는 점치고 있다.

시민·행정 공동노력 필요

쇼핑센터는 시민들의 혈세가 담겨있는 곳으로 시민들의 공동재산임은 분명하다. 2년간 쇼핑센터가 걸어온길을 짚어보면 행정으로 잘못된 점도 분명 있지만 시민들 스스로가 해결방안을 모색했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분명한것은 쇼핑센터가 망하면 우리의 혈세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앉아서 우리의 혈세가 사라지는 모습보다 쇼핑센터의 발전과 함께 주변상가의 활성화, 그리고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젠 서로의 잘못을 탓하는 것보다 시민들과 행정이 공동으로 노력하는 길만이 남아 있다.

김태영  kimty@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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