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이하 협정) 국회비준 저지 투쟁을 결의하기 위한 김제농민회(회장 박용환) 임원들의 삭발식이 시청현관에서 있었다.

김제농민회는 지난 17일 오후 2시 회원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청 현관에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국회비준 저지를 위한 김제농민회 기자회견 및 삭발식'을 갖고 단호한 결의를 다졌다.

삭발식에 앞서 박용환 농민회장은 "우리 농업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협정이 국회 비준·발효가 된다면 국내 과일·축산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내릴 것이다"며 "협정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이라크 파병동의안과 같이 치욕적인 결정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고 강조하고, "오늘의 삭발식은 농업을 지키기 위한 농민들의 처절한 표현이다"고 말했다.

한편 '투쟁 결의문'을 통해 "정부의 무분별한 농축산물 수입개방으로 인해 우리농업이 초토화되어 가고 있으며, 미국의 폭탄에 이라크 전체가 무너지고 깨지듯 우리농업도 전의를 상실한 상태다"면서 "이같은 상황인데도 정부는 협정을 체결해 그나마 남아있던 우리농업의 앙상한 골격마저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한칠레협정이 체결되면 미국, 중국과의 협정이 기다리고 있고,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우리농업이 상대하기에는 너무도 강한 상대들이다"고 주장했다.

또 "노무현정부가 국회동의안을 상정한다면 헌정사상 최대의 농민투쟁으로 집권초반부터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고 경고하고 "정부의 협정동의안 상정 포기와 협정이행특별법 제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용환 회장을 필두로 시작된 삭발식에는 시지부 이규병·정기섭 부회장과 최현진 사무국장, 김종인 신풍동회원, 이규완 부량면지회장, 한남열 봉남면지회장, 최정규 공덕면지회장, 송연석 금구면지회장, 최승운 만경읍지회장, 최형규 신풍동지회 총무, 오삼균 백산면지회장, 조경희 봉남면지회 총무, 그리고 농민회 출신 오인근 시의원(성덕면)도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삭발식이 진행되는 동안 여성농민회 일부회원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농업현실을 안타까워했으며, 이들의 모습을 본 참석자들은 숙연한 마음으로 침묵을 지켰다.

삭발식이 끝나고 참석자들은 농민가와 구호를 제창한 후 현장정리정돈을 마치고 1시간만에 자진 해산했다.

홍성근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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