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이 한창인 감자하우스에 물이 들어오면서 감자가 하루아침에 쓰레기로 변해 농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데도 면, 시, 농업기반공사 동진지사(이하 공사)측의 안일한 대책이 농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 25일 광활면 진흥·용지·신흥마을등 감자와 양상추 비닐하우스 171동이 물에 잠기고, 이삭이 패인 보리와 볍씨를 뿌린 못자리도 피해를 입는등 농민들은 약 1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오전부터 비가 내리는 가운데 농민들이 양수기와 바가지를 이용해 감자하우스에 들어온 물을 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도 광활면에서는 광활동산 준공식이 시장을 비롯한 지역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게다가 현장을 확인한 시장과 면 관계자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보다는 피해상황보고와 공사측에 협조전화를 하는데 그쳤던 것으로 알려져 농민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농민들은 이날 피해발생 원인에 대해 "농업기반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배수갑문시설공사와 갑문개방이 늦어져 발생한 일이다"며 천재가 아닌 인재라고 주장하면서 공사측에 강력히 항의했다.

농민들에 따르면 "현재 진봉면의 물을 광활면으로 흐르게 한 뒤 바다로 물을 배수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배수갑문시설이 완공되지 않은 가운데 아무런 대책없이 진봉면의 물을 광활면으로 흐르게 한 뒤 갑문개방마저 늦어져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송아무개씨는 "배수갑문공사를 하지 않았을 때 이곳에 물이 차는 일은 없었고, 만약 폭우가 내렸다면 이 일대의 논이 물에 잠기는 것은 기정사실이다"며 "오전에 물이 하우스로 들어가는 상황에서 갑문개방만 일찍 했더라도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사측은 "배수갑문시설 공사를 영농이전에 완공하지 못했다는 점이 실수지만, 농민들이 주장하고 있는 갑문은 정상대로 개방했다"고 주장하는 등 농민들과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농민들은 이미 쓰레기로 변한 감자에 대해 피해보상을 공사측에 요구하고 있으나 공사측에서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피해보상문제를 놓고 양측의 진통이 예상된다.

김태영  kimty@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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