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가격표시가 소비자를 유혹하는데 급급해 애꿎은 운전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더구나 판매가격 표시 의무화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유소들은 소비자들보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주유소 판매가격 표시는 <물가안정에관한법률 제 3조>에 의거 '석유판매업자는 휘발유, 등유, 경유의 판매가격을 일반소비자가 외부에서 식별하기 용이한 위치에 설치해야 한다'라는 의무규정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유소 판매가격표시는 휘발유와 경유에 한정되어 있으며, 등유가격 표시는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있으며, 일부 주유소는 아예 가격표시가 되어 있지 않거나, 소비자가 식별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해 있다.

또한 본지 186호 7면에 기재된 포토뉴스처럼 일부 주유소 가격표시판은 현금가격을 외면한 채 카드할인 가격만 기재되어 있는가 하면, 일부 주유소는 가격의 일부를 삭제해 정확한 가격조차 알 수 없게 하는 등 가격표시 의무규정을 무시하고 있다.

이처럼 일부 주유소들이 가격표시 의무규정을 무시한 것은 부쩍 증가한 주유소에 주유가격 자율화로 인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안으로 보여지고 있다.

특히 주유소들은 주위보다 가격이 비쌀 경우 가격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가장 싼 품목이 있을 경우에는 싼 품목만 눈에 띄게 표시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신풍동의 박아무개씨는 "주유소에 가서 기름값 비싸다고 다시 차를 되돌려 나오는 운전자가 몇 명이나 되겠느냐"며 "가격표시는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표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태영  kimty@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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