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취임 후 첫 공식방문을 맞아 예정시간인 11시 35분 시청에 도착한 강현욱 지사는 곧바로 시장실에서 도의원, 주요 기관장과 티타임을 갖고 인사를 나눴다.
낮 12시부터는 요촌동 목화회관에서 1시간반동안 각급 기관·단체장, 민주당 대의원, 시의원 등 150여명과 오찬을 하면서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강 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김제는 전라북도의 중심에 있을 뿐 아니라 백제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역사와 문화의 고장이다"면서 "21세기 동북아 중심역할의 막중한 책임을 인식하고, 기관·단체장과 시민이 힘을 합해 지역발전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주민 건의사항으로 김재승 농촌지도자회장(만경읍)은 정부예산 중에서 농업예산이 10%까지 확대될 수 있도록 건의해 줄 것과 농촌인구 감소 억제책 등을 요구했다.
또 황원규 전 교장(용지면)은 새만금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요구하면서 완공시기를 물었다.
최연식 김제사회복지협의회장(신풍동)은 "공항문제로 김제시와 전북도의 불화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었다"면서 "주변지역 개발과 함께 국제공항으로 확장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김석준 시의원(금산면)은 "일방적인 공항 추진은 김제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다"고 비판하고 "공항건설로 인해 이전되는 종축장을 다시 김제에 유치시키고, 모악산 관광도로 개설 등 관광객 유치기반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답변에 나선 강 지사는 "농촌지역 활성화 대책방안을 정부에 적극 건의하고 도비 일정 부분을 교육예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새만금사업은 많은 반대가 있지만 2006년까지 완공하기 위해 진행중이며, 신시도 배수갑문 공사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가 답했다.
김제공항 주변지역 개발은 "시민의 의지를 모아주면 도에서도 특단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고, 종축장은 적지가 있어야 하므로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모악산 정비사업에 대해서는 "도립공원이라 제약이 많지만 환경부와 협의해 개발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를 마치고 강 지사는 시청 상황실에서 시 간부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50분간 업무보고를 청취하고 건의와 대화 시간을 가졌으며, 파프리카 재배단지인 농산무역과 전북기능대학, 애린양로원 등을 순방하고 김제방문일정을 마무리했다.
강현욱 지사 방문 형식 비난
짜여진 각본으로 제대로 된 여론 수렴 어려워
강현욱 지사의 김제방문이 지극히 형식적이고 행사성 방문이라는 비난이 일부에서 일고 있다.
이는 강 지사의 의도라기 보다 김제시의 과잉반응 탓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종근 지사 방문 당시 공항문제로 주민과 마찰을 빚으면서 곤혹을 치렀던 시는 이번 강현욱 지사의 방문을 앞두고 긴장하는 빛이 역력했다.
사전에 방문일정이 노출되는 것조차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지사 방문 몇일전 현관 기둥에는 강 지사가 집착하고 있는 '강한전북 일등도민운동' 간판이 붙는가 하면 하루전에는 대형 환영 현수막이 걸렸다.
오찬장에는 일반시민은 전무하고 대부분 민주당원이나, 기관·단체장, 시의원들만이 명찰을 달고 대기했다.
도지사에 대한 건의도 사전에 준비된 듯 질문서를 읽어내려가며 도지사의 비위를 맞추는 수준의 질문이 주류를 이뤘다.
새만금이나, 공항관련 질문 모두 김제시민의 정서라기보다 전북도의 입장을 두둔하고 힘을 실어주는 내용이었다.
돌출질문으로 보이는 김석준 시의원이 손을 들자 사회자는 당황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김의원의 질문을 끝으로 주민의견을 마감했다.
도지사가 자주 김제를 방문하는 것도 아니고 잘해야 1년에 한번인데 이렇듯 선택된 인원이 주민의 이익이나 의사와 반하는 질문을 벌인다면, 이는 시민과 도지사 모두의 눈과 귀를 막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또 대통령도 참여정부를 지향하고 스스로 자리를 낮추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손으로 선출한 도지사에게 관선시대보다도 더한 지나친 예우는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도지사 방문때는 경직된 모습이 아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반시민도 초대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래본다.
홍성근 hong@gjtimes.co.kr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의원들에게 현금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