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소장 안순자)가 올해 사용할 6억여원의 진료의약품을 입찰하면서 애매모호한 행자부의 예규를 적용해 소송에 휘말리는 등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보건소는 올해 소요될 6억986만원의 약품을 구입하기 위해 지난 2월 '2003년도 진료의약품 단가계약 입찰공고'를 냈다.

공고에 따라 전주, 전남, 경기 등 24개업체가 입찰에 참여해 최저가 입찰이 아닌 적격입찰제를 도입, 3개업체가 35점 만점을 받아 적격심사대상에 포함됐고 보건소는 이들 3개업체에만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입찰에서 탈락했던 ㄷ업체가 행자부예규 제 101호 별표 1-5 신인도의 기준을 들며 여성이 대표인 기업에 1점을 가산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보건소는 다시 여성이 대표인 기업 중 34점을 받았던 ㄷ사와 ㅅ사를 포함시켜 5개사를 대상으로 적격심사를 실시하기로 수정했다.

적격심사 결과 낙찰자는 뒤늦게 추가됐던 ㄷ사로 결정됐고, 낙찰이 유력했던 다른 업체가 발끈하고 나섰다.

"왜 신인도 가산점을 뒤늦게 부여했고, 그것도 총점이 아닌 입찰점수에 가산하느냐"는 것이다.

또 "약품을 구매하는 업체일 뿐인데 여성대표라고 해서 가산점을 주는 것은 납득할 수 없고, 인근 군산과 순창은 가산점을 주지 않고 있다"면서 김제시와 ㄷ사와의 단가계약은 효력이 없다는 취지의 가처분신청을 전주지방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행자부예규 제 101호 <지방자치단체 물품구매입찰 적격심사세부기준>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집행하는 물품제조·구매 입찰의 낙찰자 결정에 적용할 적격심사세부기준을 정한 것으로 ㄷ업체가 주장한 것처럼 '여성이 대표인 기업에 1점을 가산해야 한다'는 등의 신인도 가산점 항목이 있다.

반면 동 기준 제 9조에는 "물품의 특성에 따라 이 기준을 적용하기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에 대하여는 입찰설명서등에 반영하여 집행할 수 있다"고 재량권을 부여하기도 했다.

따라서 여성대표자에 대한 신인도 가산점은 자치단체의 기준에 따라 '필수'가 아닌 '선택'사양으로 보여진다.

다만 이같은 규정을 명확하게 적용하지 못한데서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행자부예규도 애매모호한 기준보다 세목별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방향으로의 개선이 시급한 상태다.

홍성근  hong@gjtimes.co.kr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