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출발 기도회를 갖고 11일간의 일정으로 새만금갯벌과 전북인을 위한 기도순례에 나선 여성성직자들은 오영숙 수녀(새만금생명평화연대 집행위원장)를 비롯해 김현옥 수녀(서울대교수 환경사목위원회 사무국장), 김근자 수녀(성심수녀회), 혜성 스님(조계종 대원사), 양영인 교무(원불교 유린교당), 박후임 목사(기독여민회 회장) 등 6명으로 매일 30km씩 성남-용인-평택-천안-공주-논산-강경-익산을 거쳐 출발 9일만에 김제로 들어왔다.
어제(29일) 김제에 들어온 이들은 국도 23호선을 따라 목천교를 지나 공덕-백산면을 거쳐 서암동 노인복지타운 입구 제일가스충전소앞에 도착, 이날 일정을 마치고 문정현 신부가 운영하는 익산 작은자매의집에서 숙박했다.
이들은 오늘(30일) 오전 7시 30분 다시 현장에 도착해 환경노래 '도요새'(고규태 작시, 법능스님 작곡) 합창과 기도를 한 후 시내를 통과하지 않고 덕암학원앞에서 우측으로 지적공사와 자동차번호판제작소, 원협앞을 거쳐, 죽산면을 경유해 오전 11시 40분경 동진교를 넘어 부안으로 갔다.
이들은 부안성당에서 1박을 한 후 예정일인 내일(1일) 부안 해창갯벌에 도착하게 된다.
순례단을 이끌고 있는 오영숙 수녀는 "그동안 울지 않았는데 김제에 들어와 '부안 20km'라고 적힌 이정표를 보고 절로 눈물이 났다"면서 "새만금갯벌의 파괴는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욕심과 오만과 이기심으로 얼룩진 우리 모두의 잘못이기에 그 잘못을 참회하기 위해 삼보일배를 시작한다는 네 분 성직자들의 정신을 이어 대립과 미움이 아니라 화해와 평화로 이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를 구하기 위해 순례를 시작했다"고 밝히고 "눈에 보이는 정책적 성과는 약속할 수 없지만, 평화와 생명과 환경을 지키기 위해 정열과 노고를 바치는 이들에게 믿음과 용기를 되살아나게 하는 작은 불씨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어려웠던 점으로는 "말바닥에 물집이 생겨 걷기 어려운 것은 이겨낼 수 있었으나, 충남 공주에 도착하면서 새만금추진협의회 관련자들이 나타나 협박하기 시작했고, 전북지역에 들어오자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심한 욕설을 하면서 따라와 목사님이 계속 울었다"면서 "생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상대방의 인격을 모독하는 행동은 자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순례단의 동진교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새만금추진협의회 관계자와 고군산군도 주민 50여명이 오늘 아침부터 현장에 대기했으나, 경찰 600여명이 출동해 주민들을 봉쇄했고, 순례단은 무사히 동진교를 건널 수 있었다.
경찰의 봉쇄로 뜻을 이루지 못한 주민들은 준비한 젓갈을 경찰에게 뿌리며 격렬하게 시위를 벌이는 한편 동진교에 앉아 차량통행을 막고 경찰서장의 사과를 요구하다 30여분만에 해산했다.
홍성근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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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들에게 현금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