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다니던 사찰에 10억원을 기부토록 SK그룹측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수수)로 구속기소됐던 이남기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지법 형사합의 23부(재판장 김병운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오전 이 전 공정위장의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의 기부요구 행위가 직무와 관련된 것으로 판단되고, 피고인의 행위가 불법은 아니라도 제3자 뇌물수수에 포함되며, 사찰측이 뇌물임을 몰랐다 해도 혐의를 부인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사적인 이익을 취득하지 않았고 SK측에도 특별히 유리한 처분이 내려지지 않은 점을 감안해 형량을 줄였으며, 사찰측도 10억원을 청렴한 보시로 알고 받았던 것으로 보여 몰수나 추징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판결에서 실형이 내려지자 이 전 공정위장의 구명운동을 벌여왔던 인사들과 일부 시민들은 크게 낙담하면서 서운한 빛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이 전 공정위장은 항소를 제기하고 칩거 상태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홍성근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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