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임의단체보조금이 상급기관의 감사에서나 언론을 통해 많은 지적을 받자, 올해부터 9명으로 구성된 보조금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설치하고 분기별로 단체에서 요구한 사업계획과 요구액에 대한 심의를 벌여 보조액을 결정했다.
이로써 예산집행이 상당부문 투명해지고 공정하게 이뤄졌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반면, 위원들이 선심쓰듯 졸속으로 승인한 예산이 많다는 비판도 함께 받았다.
위원회는 1/4분기에 6개단체 7개사업에 3300만원을, 2/4분기에는 13개 단체 14개사업에 5480만원을, 3/4분기에는 8개단체 10개사업에 3650만원을, 4/4분기에는 4개단체 4개사업에 550만원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또 5월과 7월, 집행부의 긴급요구에 따라 2차례에 걸쳐 4개단체에 2400만원을 지원토록 승인했다.
이처럼 위원회가 승인한 예산이 1억5380만원에 이르지만 이들 중에는 관변 성격의 단체나, 시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하는 단체, 재정이 어렵지 않은 단체, 민간경상보조금에서 중복으로 지원받는 단체 등이 많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특히 집행부가 긴급요구한 사항을 보면 위원회의 기능이 약화된 채 특혜 의혹마저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 5월 20일의 경우를 보면 대한불교조계종 금산사가 개최한 청소년모악축제를 불과 5일 앞두고 긴급으로 200만원을 지원하는가하면, 지난 7월 23일에는 3개단체에 2200만원을 지원하기 위해 시 직원이 개별적으로 심사위원을 찾아가 당위성을 설명하고 서명을 받은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날 승인된 단체와 사업명, 지원액을 보면 김제농민회가 민족농업전진대회로 1500만원, 자원봉사단체인 농산물홍보클럽이 지평선축제시 농산물을 홍보한다는 명목으로 400만원, 한국전통예악개발보급총연합회 김제시지부가 시조경창대회를 위해 3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 예산 중 지평선축제시 농산물홍보와 시조경창대회 예산은 이달에 사업이 이뤄지므로 지난달 27일 있었던 4/4분기 정기심사에서 승인받을 사안인데도 긴급을 구실로 졸속 처리했으며, 시조경창대회는 올해 본예산에 이미 700만원이 책정됐는데도 추가로 중복지원했다.
이에 대해 한 보조금심의위원은 "현 보조금 심의방식은 문제가 많다"고 전제하고 "일부사안에 대해 공무원이 찾아와 설명을 하고 서명을 받는 것은 충분한 토의과정이 없어 졸속우려가 있으며, 설사 서명을 하지 않는다해도 다수결로 결정되므로 특정단체에 대해 시의 지원의지만 있다면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내년부터는 정액보조단체의 상한기준이 폐지되고 정액보조단체와 임의단체를 묶어 자치단체별 보조금상한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전해지며, 우리시의 경우 많게는 6억여원의 시비가 책정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시는 시의회가 예산을 승인하면 내년초에 단체로부터 사업계획서와 요구액을 신청받아 심사를 거쳐 지원액을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심의위원들이 11만시민의 혈세임을 망각한 채 선심쓰듯 보조금을 심의하고, 집행부가 특정단체를 옹호한다면 내년부터 바뀌는 제도가 더욱 악용될 우려가 많은 상태다.
투명한 보조금 집행을 위해 심의위원에 대한 재편과 집행부의 공정성이 요구된다.
홍성근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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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들에게 현금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