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많은 단체들이 서로 나서서 시민들을 위해 김제시가 권장할만한 사업을 한다니 이들 단체에 대해 시에서도 고마워야하고 지역언론으로서도 뿌듯한 일로 여겨야 할 것이지만, 내용을 보면 정반대다.
민간단체 지원예산에 대한 비판은 본지의 단골메뉴(?)이고, 시민들도 이제는 진부하고 식상할 내용이어서 칼럼을 쓰기조차 꺼림칙하나, 번번히 따지지 않을 수 없음이 안타깝다.
해외여행을 혈세로 가겠다?
신청 내용과 단체를 보면 누구보다도 시비를 절약하고 시에 도움을 줘야 할 우리시의 지도층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오히려 혈세를 좀먹으려 들고 있고, 자신들의 과거 지위나 안면을 이용해 로비를 한다고 하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현역 도의원과 시의원 전원을 비롯해 지도층인물이라 할 수 있는 인사들이 소속된 한 단체는 내년에 백두산과 임시정부 등 6박7일간 중국여행을 하기 위해 4560만원을 요구했고, 어느 단체는 캠페인을 한다고 분기별로 60만원씩 버스대절료 240만원을 청구하는가하면, 비교적 생활이 안정된 퇴직공무원모임은 자신들의 밥값이 포함된 총회비용과 관광성 선진지 시찰 여비까지 혈세에서 달라는 판이다.
내용은 하나나 다름없는 단체가 두개의 이름으로 시에서 2500만원을, 도에서 별도의 운영비를 받으려 하고 있다.
그리고 전·현직 시의원들이 회장을 맡고 있는 단체들이 갖가지 명목으로 시비를 노리고 있다.
삭감 의원, 단체에 '미운털'
그러나 현실은 152개사업에 시민혈세가 27억5158만5천원이나 되는데도 공무원 4명과 민간인 5명으로 구성된 보조금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가 반나절여만에 이를 졸속으로 심사·의결하려하고 있다. 물론 위원회가 의결한다해도 시의회에서 다시 심사를 하겠지만, 우리 시의회는 어찌된 영문인지 구체적인 단체가 거명된 것에 대해서는 수수방관·속수무책·일사천리다.
보조금심의위원중 뜻있는 위원이 있다해도 다수결로 처리되기 때문에 공무원맘대로(?)가 가능하며, 일부 그릇된 단체는 집행부에 압력을 넣고, 시의회에는 로비를 해서 시민의 혈세를 좀먹고 있다.
본지가 지난해 사설을 통해 주장했듯 시의원은 표를 먹고 사는 지라, 유권자가 소속된 단체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고, 뜻있는 시의원이라 할지라도 선뜻 고양이목에 방울을 달려하지 않는다.
일부 시의원은 어느 의원이 반대를 했다느니, 누구를 설득해 보라느니, 예산심사과정의 일들을 단체에 흘리고 있다고도 한다.
따라서 시의원은 자신의 결단이 정당함에도 외부에 알려지는 걸 꺼려한다. 예산심사의 결정적인 순간은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자신의 정당함을 지역구민이 알리 만무하지만, 반대를 했다가는 동료의원에 의해 단체로부터 미움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내주머니 100원은 아까워도
혈세누수 1만원에는 무덤덤
민간경상보조금은 근본적인 차단이 중요하다. 시 예산은 눈먼 돈이 아니고 시장이 예쁜 사람에게 나눠주는 사탕도 아니다.
우리시 실제 거주인구를 10만으로 볼 경우 10억이면 1인당 1만원이다.
대다수 시민들이 내주머니에서 100원이 나가는 것은 아까우면서도, 어렵게 조성된 혈세에서 막대한 예산이 새는 것에는 무디다는 게 정말 안타깝다.
의식있는 회원이라면 자신이 소속된 단체가 명분없이 시에 손을 벌릴 경우, '회장이 능력있다'고 추켜세울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경비를 충당하도록 해야하고 그것이 어려울 경우 과감하게 자진해산해야 한다.
예산부서는 책임을 보조금심의위원회에 떠넘기지 말고 법과 원칙에 따라 제할 건 제하고, 깎을 건 깎아서 정당한 예산만 심사받도록 했어야 했다.
보조금심의위원과 시의원들도 11만 시민의 권리를 위임받은 만큼 막중한 사명감을 인식하고 '따뜻한 가슴'보다는 '차가운 머리'를 써야한다.
홍성근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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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들에게 현금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