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식 금만농어촌발전연구소이사장의 열린우리당 김제지구당 입당결정을 위한 상무위원회의 표결결과와 배경에 대해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상무위원회의 표결은 일단 월권으로 보인다. 당규에는 엄연히 당원자격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에서 입당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7인으로 구성된 심사위는 당일 심사직전에 이미 구성됐기 때문이다.

상위기관이라고해서 규정을 무시하고 심사위의 권리를 빼앗아온다면 이는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열린우리당이 표방하는 열린정치로 보기어렵다.

따라서 이건식씨의 입당결정은 심사위에 넘겨졌어야 옳았다.

그렇다면 난상토론과 표결을 하면서까지 왜 그토록 상무위원회 처리를 고집했을까?

이는 이건식씨의 입당을 꺼리는 인사들이 심사위구성원의 면면을 분석한 결과 입당이 순조롭게 허가될 것으로 우려해서로 보인다.

결국 이건식씨에 대한 선택을 상무위원회에서 하느냐, 심사위에서 하느냐가 표결에 붙여졌고 상무위원 다수는 자신들이 선택하기를 원했다.

반발과 자제요청속에 1차투표가 실시됐고 결과는 찬성 18, 반대 18, 무효 3표로 찬반이 동수가 돼 2차투표에 돌입했다.

1차투표에 39명이 참여한 반면 2차투표에는 1명이 퇴장해 38명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결과는 찬성 19, 반대 17, 무효 2표가 나와 이건식씨의 입당을 허가하는 의견이 우세했다. 일부 이건식씨를 지지하는 진영은 안도했고, 투표가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러나 찬성이 2표 앞섰지만 의결 정족수인 과반수(20표)에는 1표가 부족하므로 3차결선투표를 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이 의견이 받아들여지는 과정에서 다시 이건식씨의 입당을 원하는 것으로 보이는 3명의 위원이 '동의할 수 없다'며 분을 삭히지 못하고 퇴장해 버렸다.

3차투표는 과반수와 관계없이 다수의 의견을 따르기로 하고 35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번에는 결과가 찬성 16, 반대 18, 무효 1표로 반대의견이 2표 앞서면서 역전됨에 따라 이건식씨의 입당이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

이날 지구당 집행부는 2가지 우를 동시에 범하면서 화를 자초했다. 당규 위반소지를 무시하고 결정을 강행한 점과, 사전에 투표방법에 대한 안내를 소홀히 한 점이다. 투표방법은 정당했지만 상당수 정치초년병 위원들에게는 '입당이 불허될 때까지 투표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상무위원회의 난상토론 과정에서 이건식씨의 인격이나 신상과 관련한 갖가지 발언까지 공개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이건식씨 진영은 또 다시 고민에 빠지게 됐다. 장기간 끌어오던 입당문제가 거부로 귀결되면서 이씨의 이미지에 상당한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이씨 진영이 중앙당에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지만 이의신청이 입당강행을 위한 수단보다는 대외적으로 실추될 수 있는 명예회복 차원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상무위원회에서 잘못 끼워진 첫 단추를 어떻게 바로잡느냐가 총선승리를 향한 열린우리당 김제지구당의 선결과제로 보인다.

홍성근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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