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20번째나 통과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었어요. 한데 예상보다도 더 쭉쭉 뻗어나갔고 나중에는 욕심이 생기기도 했지만, 뭐…어쩌겠어요. 아쉽기는 하지만 최선을 다한 만큼 좋은 경험으로 생각하고 싶어요"

지난 6일 실내체육관에서 있었던 '도전 골든벨!(KBS1) 제 211회 '덕암고등학교편'
방송촬영이라는 특유의 설레임과 함께 모교의 자존심을 걸고 펼치는 작은 승부의 현장을 대변해주듯 시종일관 은은한 긴장감이 뒤섞여 술렁거리는 분위기였다.

100명의 도전자가 서바이벌 형식으로 줄줄이 떨어져나가는 난공불락의 50관문.
이 한복판에 장은현(옥산동·2학년8반)양과 문영주(부량면 신두리·2학년8반)양이 있었다.

학교 또는 주변 관계자들에 따라 예상했던 기대치는 달랐겠지만 분명 두 학생의 활약은 눈부셨다.

얼핏보면 가냘프게까지 보이는 두 학생이었지만 줄줄이 탈락하는 급우들 속에서도 마지막 2인으로서 자리를 지키며 최선을 다해 골든벨에 도전했다.

하지만 전국의 수많은 고교생들을 낙담케했던 골든벨의 벽은 역시 만만치 않았다.

1번부터 침착하게 치고 올라가던 문영주양은 40번을 채 넘기지 못했고 1번에서 탈락했음에도 '패자부활전'을 통해 되살아나 역전 덕암인(?)의 기상을 보여주던 장은현양은 아쉽게도 47번째에서 날개를 접고 말았다.

"처음부터 긴장이 되기 시작하는 것이 도대체가 상황이 잘 보이지 않더라고요.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려보니 주변이 횅한 것 있죠. 푸웃…하는 데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최대한 침착성을 유지하려 애썼어요."

의사나 간호사를 꿈꾸는 문영주양은 무척이나 밝은 성격에 문학 쪽에도 소질이 많은 팔방미인이다.

시 쓰기와 독서를 즐기며 덕분에 풍부해진 일반상식은 이번 골든벨에도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들을 많이 하시는데 전 그냥 거기까지 간 것 만 해도 만족해요. 1번에서 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패자부활전을 통해 살아서 올라간 것이 어디에요"

장은현양은 약사를 꿈꾸는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별다른 욕심도 없고 웬만한 것은 양보하는 스타일이지만 한번 마음먹은 것은 기필코 해내고마는 야무진 면도 가지고 있다.

"얻은 것 잃은 것 일일이 따지지 않고 그냥 재미있었다고만 기억하고싶어요"

학창시절의 소중한 추억들을 한 장 한 장 정성스레 만들어 가는 두 소녀의 얼굴에는 햇살만큼이나 따스하고 밝은 웃음이 가득 피어오르고 있었다.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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