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빵 굽는 시간이 오늘까지라 현재로서는 주문량을 맞추기도 바쁜 실정이네요"

지난 14일 여성회관 3층은 밀려드는 사람들로 정신없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정해진 시간대에 빵을 구우려는 '빵사모(빵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회장 소정숙)' 회원들과 뒤늦게 소식을 듣고 찾아와 한 개의 빵이라도 사려는 사람들.

이미 주문이 끝난 상태인지라 '빵사모' 회원들은 바쁘게 빵을 굽는 와중에서도 계속해서 입장설명을 하고 사과 아닌 사과를 해야만 했다.

죄라면 여성회관 전체에 맛있는 냄새를 풍긴 것과 너무 입 소문이 타버렸다는 것 정도(?)…

푸짐하게 빵을 사볼 요량으로 왔다가 결국 한 개만 겨우 얻어 가지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는 요가반 수련생 이순자(56·부량면 대성리)씨는 "작년에 빵 맛을 처음 봤었는데 얼마나 맛있었는지 입안에서 살살 녹는 느낌이었다"며 "진작에 알았더라면 당장 달려와 한 박스라도 냉큼 샀을 것이다"는 말로 진한 아쉬움을 대신하는 모습이었다.

여성회관 제과제빵반 수강생 20여명이 주축이 되어 결성된 '빵사모'는 일년에 세 차례 이상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손수 만든 빵을 전해주는 따뜻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는데 이번 빵 제작은 올 봄 예정인 행사의 기금 마련을 위한 것이다.

'빵사모' 소정숙(47·요촌동) 회장은 "빵사모에서 구운 빵은 회원들의 정성이 담뿍 들어간데다 가격까지 싸서 한번 맛을 보신 분들은 계속해서 찾는다"며 "길거리에서 판매를 하면 어떠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우리는 영리를 추구하는 모임이 아닐뿐더러 가뜩이나 안 좋은 경기 속에서 시내 제과점들에게 피해를 입히기는 싫었다"고 말했다.

현재 '빵사모'의 빵은 지역의 공무원들과 여성회관 수강생들에게만 한정·주문 판매되고 있다.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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