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 예외 없다.

무엇인가를 홍보하기 위해 발송되지만 광고효과는 거의 없이 피해만 양산시키는 쓸모 없는 전자메시지를 뜻하는 스팸메일(spam mail)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업체나 상품광고 위주이던 것에 이제는 음란성인사이트가 가세하면서 양적으로는 물론 질적으로도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스팸메일은 상대를 가리지 않는 다는 것이다.
허락된 사람들에게만 보내야하는 것이 정석이건만 각종사이트에서 본 메일주소를 비롯해 대충 이런 것이 존재할 것이라는 짐작만으로 일단 보내고 보자는 식의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때문에 성인사이트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물론 불쾌감을 느낄 여성들이나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여과 없이 전달된다.

업무 때문에 아침마다 이메일을 가장먼저 확인해본다는 조수철(30·황산면 강정마을)씨는 "어느 날 친구한테 온 것처럼 반가운 제목이 적혀있는 이메일이 있기에 무심코 열어보았다가 포르노 사진이 뜨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더욱이 옆에는 또래의 여성까지 있었던지라 얼마나 당황했는지 지금도 식은땀이 흐를 정도다"고 말했다.

이처럼 요즘의 스팸메일은 당사자가 열어보게 만들기 위해 친구나 혹은 가까운 사람이 보낸 것처럼 위장하는 수법을 즐겨 쓰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아이디로 한 스팸메일까지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화면을 꺼도 수십 번씩 다시 창이 뜨고 심지어는 컴퓨터를 재부팅해도 계속해서 화면상에 존재하는 것까지 있어 그야말로 도를 지나치는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다.

저마다의 대처방법

이메일이 존재하는 대부분의 사이트는 스팸메일 신고기능을 비롯한 나름대로의 여러 가지 장치를 마련해놓고 있다.

하지만 형식적으로 그치거나 쏟아지는 스팸메일을 감당하지 못해 처리를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루에도 수십통 씩 쏟아지는 스팸메일 때문에 골치를 썩었다는 최봉례(만경여고3)양은 이제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메일을 관리한다.

비교적 간단한 영어 소문자 끝에 그 달의 숫자를 적어놓는 방식으로 아이디를 번갈아 만들어 몇 개월 단위로 이메일을 교체해 버리는 것이다.

산더미처럼 쌓이는 스팸메일은 무시한 채 그냥 메일 함이 꽉 차면 없애고 과감하게 새 이메일을 사용한다.

생산직에 근무하고있는 고영일(28·갈공동)씨 역시 자신만의 노하우로 이메일을 사용한다.

일단 이메일을 두 개를 만들어놓고 하나는 무작위로 쓰고 나머지 하나는 등록된 사람에게만 오도록 설정해 놓는다.

비교적 깔끔한 이메일 환경에 만족하는 편이지만 매번 이메일 주소를 새로이 등록해 놓아야하기 때문에 가끔 난처한 일도 겪는다고 한다.

깜빡 잊고 등록을 하지 않은 친구나 지인들의 이메일이 되돌아가거나 도착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처벌 방법은 없는가?

작년 1월 수신거부를 했음에도 거듭해서 재발송을 하는 상대측에 화가 난 한 회사원이 소송을 걸어 3개 업체로부터 피해보상비를 받은 일이 있었다.

선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황이나 증거만 확실하다면 법적으로라도 자신이 받은 피해를 하소연하고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소송을 건다는 것 자체가 부담인 일반인들로서는 좀처럼 시도하기 어려운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지난 12월 29일 국회는 스팸메일의 과태료를 종전의 3배인 3000만원으로 올리는 개정안내용을 골자로 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개정법률안을 본회의를 통해서 통과시켰다.

개정법에는 과태료증액과 함께 정부가 직접 불법음란메일을 차단·신고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보급할 수 있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으며 필요에 따라 관련 공공기관과 법인에 지원을 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하지만 선진국인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도 스팸메일에 관한 여러 네티즌들의 대처법이 유행처럼 번질 정도로 확실하게 체계화된 처벌규정은 아직도 모호한 상태이다.

일단 징역이나 형사처벌 같은 규정은 들어가 있지 않은 상태이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이 그나마 가장 강력한 처벌이다.

더욱이 불법 음란사이트 같은 경우는 도메인을 외국에서 쓰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IP추적 및 처벌방법에 있어서도 상당한 곤란함을 겪고있는 실정이다.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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