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면 서정동 동·서중마을 사람들에게 최대의 숙원사업은 다름 아닌 마을 진입로의 확·포장공사이다.
외부사람들이 서정동을 방문하려면 봉산마을 공군부대를 지나 한없이 고불고불한 길을 따라 한참동안을 안쪽으로 들어와야 한다.
한없이 꺾여있는 지형도 문제지만 무엇보다도 어려운 것은 승용차로도 마음놓고 달리기 어려운 좁은 길.
지리에 밝은 이들도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있거늘 사정이 어두운 외부인들 같은 경우는 특히 야간 주행시에는 사고의 위험성도 대단히 높다.
겨우 비포장을 면했다고는 하나 보수가 거의 안된 도로는 사방이 깨져있고 움푹 들어간 곳이 부지기수라 조금만 속력을 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일평생을 서정동에서 보냈다는 윤완중(75)씨는 "도로의 사정에 대해 아쉬운 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마을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많이 찾아볼 수 있으리라 생각되기에 요란하게 불만을 토로하고싶지는 않다"면서도 "다른 것은 몰라도 마을의 진입로 문제만큼은 하루빨리 해결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
지나치게 협소한 입구를 넓히자는 의미에서 2년 전에 시작된 서정동 동·서중마을의 진입로 확·포장공사는 현재 400m를 채 넘어가고 있지 못하는 실정으로 예상 총구간인 1500여m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있다.
확실한 일정을 가지지 않고 그때그때 진행되는 연차사업의 특수성을 감안한다하더라도 그 속도가 대단히 느린 것 만큼은 명백한 사실.
새마을지도자로 있다는 신성식(54)씨는 "올해 예정되어있는 구간이 160여m로 알고있는데 도대체 어느 세월에 도로공사가 끝날지 암담하기만 하다"며 "그나마 이 짧은 코스의 계획마저도 확실히 될지 안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너무나도 안타깝다"는 말과 함께 한숨을 몰아쉬는 모습이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마을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버스의 이용도 대단히 불편하다.
눈이나 비가 조금만 과하게 내리면 당장에 통행이 취소되어버리고 주민들 역시 도로의 사정을 뻔히 알기에 큰소리를 쉽게 내지 못하게 된다.
이런 것에 익숙해져서일까?
최근에는 버스회사에서까지 횡포 아닌 횡포(?)를 벌이고 있다.
현재 마을에는 아침 6시 55분, 오후 2시50분, 저녁 8시40분, 총 삼회에 걸쳐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통학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방학중에는 아침 운행버스가 중단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중마을 이장인 김황복(68)씨는 "우리마을은 대부분이 노인들이라 교통수단을 버스에 완전히 의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마을사람들이 오전 8시나 10시경에 한번만 더 추가운행을 바라고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을 핑계로 수시로 아침운행마저 마음대로 빼먹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모르겠다"라는 말로 분통을 터트리는 한편 "동중과 서중마을을 합쳐봤자 100여 세대뿐인지라 수지타산은 그다지 안 맞겠지만 수시로 시내에 있는 병원을 찾아야하는 소수의 노인들을 배려해주길 간곡히 바란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이 같은 문제는 비단 서정동 동·서중마을의 문제만은 아니다.
갈수록 이농·고령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우리지역의 농촌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다.
소수의 인원으로 농촌을 지키고있는 이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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