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대리점측에서 휴대폰 가입에 필요한 서류조차 확보하지 않으면서 휴대폰 판매에만 급급했고, 본사 역시 문제가 발생되자 대리점측과 본인 잘못으로 책임을 떠넘길뿐 서류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은 눈치다.
지난 14일 신풍동의 정아무개씨는 딸에게 휴대폰을 사주려다가 대리점측으로부터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미 딸의 주민등록번호로 타인이 휴대폰을 가입해 사용해 오다가 최근 요금체납으로 인해 정지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정씨는 대리점측에 딸의 주민등록번호로 가입해 있는 휴대폰 가입자의 실명을 요구했고, 경상북도 경주의 KTF 행복대리점에서 유아무개씨가 가입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 대리점측에 항의 전화를 하고 사실 확인에 나선 정씨는 대리점측으로부터 단순히 전산입력 실수라는 답변과 함께 주민등록번호 확인을 위해 의료보험카드 사본을 보낸 뒤 딸의 휴대폰 가입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정씨는 "미성년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하면서 법정대리인 신분증과 의료보험카드 사본 제출이 필수항목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가입이 가능했는지? 그리고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어떻게 알고 가입했는지?"에 대해서 대리점측과 KTF본사에 항의하는등 불쾌감을 나타냈다.
문제의 전화번호는 016-6XX-7XX8번으로 실가입자는 정씨의 딸 박아무개양(15)으로 등록돼 있고, 명의자와 납부자는 유아무개씨로 지난 2002년 10월에 가입됐다.
박양이 6학년때 채팅으로 우연히 알게된 유씨의 딸에게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줬고, 유씨는 청소년 요금할인(bigi요금)을 받기 위해 박양의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성년자인 박양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하면서 미성년자 가입시 필요한 법정대리인 신분증 사본과 의료보험카드 사본이 첨부되지 않은 채 가입이 이뤄졌다.
물론 대리점측과 본사측에서는 서류가 갖춰지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년이 넘도록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대리점측은 말썽의 소지를 느껴서인지 유씨의 요금체납을 해결하며 박양의 휴대폰 가입이 가능해지도록 조치하면서 정씨에게 단순히 전산입력실수라는 변명만 내놓았다.
한편 본사에서는 휴대폰 가입에 따른 서류검사에 대해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어렵다"며 "서류가 갖춰져야 가능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서류를 늦게 갖춰도 휴대폰 가입이 가능하며, 우리나라 이동통신사의 관례다"고 주장하면서 "서류에 대한 관리소홀 책임은 있어도 본사의 책임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결국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누출한 박양과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자신의 이득을 챙긴 유씨, 그리고 미성년자라는 점을 알고도 필요한 서류조차 갖추지 않은 체 가입해준 대리점과 KTF본사가 개인정보의 중요성을 망각해 발생한 일이다.
무엇보다 개인정보 누출이 이번 일처럼 경제적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악용될 경우 그 피해는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만큼 개인정보 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태영 kimty@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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