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김제지역구 공천자를 오홍근 전 청와대대변인(61)으로 결정한 이후 잠시 격앙됐던 김제지구당내 분위기는 수습국면에 접어들고 있으나, 공천에서 배제된 김홍곤 전 국회정책연구위원(43)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향후 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중앙당은 지난 14일 오전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 2차 공천심사'를 벌여 김제시와 전주시 완산구를 포함한 전국 19개 지역에 대해 단일후보를 결정했다.

김제시지역구가 전주시 완산구에 공천을 신청했던 오홍근씨로 전격 결정되자, 이남기 전 공정거래위원장 탈당 이후 단독 공천신청자로서 공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던 김홍곤씨가 즉각 당의 결정에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일부 읍면동 협의회장들도 "중앙당의 일방적인 하향식 결정은 지구당원을 무시한 처사다"며 반발의 조짐을 보였다.

공천결정 다음날인 지난 15일 오후 3시 장성원 의원과 상무위원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제지구당 사무실에서 열린 긴급 상무위원회에서 장의원으로부터 그간의 배경설명이 있었지만, 다수의 위원들이 단수공천결정에 대해 '비민주적인 낙하산식 공천'이라며 '공천철회와 장의원의 재출마'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한 협의회장의 제안으로 16일 오후 4시에 오홍근씨 불러 간담회를 갖기로하고 일단 상무위원회를 마쳤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협의회장단이 버스를 대절해 중앙당을 항의방문하고 자신들의 요구를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았었다.

다음날 예정대로 목화회관에서 주요당직자와 협의회장 36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동안 가진 간담회에서는 오홍근씨로부터 인사말과 출마경위를 듣고 협의회장들의 따가운 질문이 있었지만 오홍근씨의 답변에 대부분의 참석자가 수긍하는 모습과 함께 박수까지 터져 당내 반발이 진정국면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됐다.

또 '중앙당 항의방문'으로 예정됐던 일정도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지리산 단합대회'로 변경되면서 오홍근씨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만 일부 협의회장이 여전히 공천절차상의 하자를 들어 경선을 주장하고 있으며, 공천철회를 주장하는 김홍곤씨의 반발이 예상외로 거세다.

김홍곤씨는 지난 18일 중앙당에 단수공천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이남기씨와 오홍근씨 영입과정에서의 의혹을 밝혀달라"고 요구하면서 민주적 방법과 적법절차에 의한 후보선출을 주장했으며, 중앙당은 김씨의 재심사요구를 받아들여 오는 24일 9명으로 구성된 공직후보자재심특별위원회(위원장 김경재)에서 재심을 벌이기로 했다.

김씨는 또 "본인의 재심요구가 거부될 경우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며, 이에 대한 복안이 있다"고 폭탄선언이 준비된 듯한 인상을 남겼다.

총선을 불과 50여일 남겨두고 갈길이 바쁜 민주당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총선 고지를 향한 1차 관문으로 보인다.

홍성근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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