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어…가운데 계단으로 다니시면 안 되요"

'석전대제'가 있는 날이면 항상 벌어지는 작은 소동(?)이다.

김제향교 명륜당에서 대성전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세 개의 돌계단이 있는데 그중 가운데 계단은 일반인은 물론 관계자들도 함부로 밟고 다닐 수가 없다.

오직 신만이 오갈 수 있는 곳으로 신위를 모실 때나 비로소 이용이 가능하다.

이런 사정을 알리 만무한 일반인들은 종종 이런 실수를 범하고 그럴 때마다 관계자들은 만류하기 바쁘다.

공자를 비롯한 제선현의 학덕을 추모하는 춘기 '석전대제'가 지난 28일 오전 김제·만경·금구의 3개소에서 일제히 거행되었다.

석전대제는 공자를 비롯한 유교성인과 성현들을 모신 사당인 문묘에서 지내는 큰 제사로 식전이란 채를 놓고 폐를 올린다는데서 유래됐다.

문묘제례악과 그 의식을 보존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1986년 중요무형문화재 제85호로 지정되었으며 현모습의 '석전대제'는 조선시대 태조6년(1397)에 이르러 성균관을 새로 지으면서 시작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특히 김제향교에서는 자신도 나이가 많으면서 병중인 시어머니를 수년간 극진하게 보살핀 오연길(63)씨에게 효부상을 수여해 이날의 행사를 더욱 빛나게 했다.

'석전대제'를 보여주기 위해 어린 두 딸의 손을 잡고 김제향교를 찾았다는 한 시민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주변에서 자꾸 사라져 가는 것이 무척 안타깝다"며 "아름다운 풍경과 좋은 추억거리를 딸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같이 오게되었다"고 말했다.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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