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이라는 새로운 이동전화 식별번호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사용자 및 신규가입자들의 입에서 벌써부터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가정주부인 진아무개(50·신풍동)씨는 얼마 전 평소 친하게 지내던 지인에게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려다 무척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올해 휴대폰을 신규가입해 식별번호가 010인 지인에게 문자가 보내지지 않았던 것.
처음에는 단순한 현상이려니 생각했으나 몇 번을 시도해도 '메세지를 보낼 휴대폰번호가 아닙니다'라는 창만 뜨는 것이었다.

자신과 달리 옆에서 천연덕스럽게 010으로 문자를 보내는 친구의 모습에 애꿎은 휴대폰만 잡고 흔들던 그녀는 주위사람들에게 답답함을 호소했고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새로운 미래형 단일번호인 010은 시행초기의 어지러움 속에서 문자의 이용이 뒤죽박죽인 상태다.

같은 010이지만 가입한 통신사나 단말기의 기종별로 보낼 수 있는 010이 있고 보낼 수 없는 010이 존재하고 있다.

대학생인 이아무개(28)씨는 "어른들이 많은 면단위 농촌 같은 곳은 아직도 010의 존재를 모르는 이들도 많다"며 "얼마 전 번호이동성제도를 둘러싼 광고전쟁으로 이동통신 3사에 대한 시정조치가 내려졌다고 들었는데 이전투구식 싸움만 벌이지 말고 소비자들을 위한 안내 등에 좀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010으로 문자를 보내기 어려운 이들이 그나마 쓸 수 있는 방법은 단말기의 업그레이드다.
단말기제조사 A/S센터를 거치면 무료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한데 이것 역시 출시된 날짜나 기종에 따라 편차가 심해 확실한 보장법은 되지 못한다.

업그레이드를 통한 기존번호의 010이전도 마찬가지이다.
거기에 아무리 단말기를 업그레이드했어도 LG, KTF, SKT의 3사는 자회사제품의 010끼리만 통하기 때문에 현재로서의 010은 통합번호는 커녕 기존번호보다도 더 불편할 수 있다.

물론 새로운 번호나 제도가 시작되고있는 단계인지라 이 같은 문제점들이 발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히 거쳐야하는 일종의 시행착오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짜문제는 우리지역의 대부분 이동통신대리점 담당자들이 이러한 사항들에 지나치게 무지하다는 것이다.

010의 불편한 사항들에 대한 답변을 듣기 위해 대리점에 들렸었다는 김아무개(30·회사원)씨는 "010에 문자를 보낼 수 없는 휴대폰이 많다는 것 자체부터 시작해 이것저것 제대로 아는 것이 전혀 없는 담당자들을 보니 더 이상 할말이 없어 개인적으로 다른 경로를 통해 궁금한 것들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며 "꾸벅꾸벅 인사만 잘할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꼭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을 먼저 알아서 설명해주는 기초적인 서비스정신부터 길러야 할 것이다"며 강한 불만을 터트렸다.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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