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현재 장화동 629-1번지 논과 언덕사이 구간으로 수로관 공사가 한참 진행중이다.
마을의 원활한 배수를 위해 동진지사에서 계획한 공사로 약 100m구간으로 수로관이 설치되고 있다.
매년 침수피해를 겪으면서도 좀처럼 이렇다할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많은 다른 마을들에 비하면 이번 수로관공사는 당연히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현지주민들은 이번 공사에 대해 반가운 기색은커녕 강하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유인즉슨 다음과 같다.
막혀있거나 소통이 원할치 않은 농수로가 유달리 많은 탓에 전·후장마을은 농사철만 되면 농수 공급 문제로 항상 골머리를 앓아왔다.
때문에 자주 동진지사측에 농수로 공사를 요청했었고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것은 예산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끼어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진행된 배수로 수로관 공사는 마을사람들의 분통을 터트리기에 충분했던 것.
마을사람들이 느끼는 급한 곳은 당장 농사에 필요한 농수로인데 상대적으로 덜 급하게 느껴지는 곳에 많은 예산을 들여 공사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수로관 공사를 처음 요청했던 사람이 언덕 쪽에 위치한 묘지주인이고 그 가족 중 한사람이 과거 농업기반공사에서 요직에 있었던 인물이라는 소문이 흘러나오자 마을사람들은 크게 반발했다.
수십년째 마을에서 농사를 짓고있다는 정아무개(56)씨는 "농사에 당장 필요한 농수로 문제에는 그렇게 둔감하더니 묘지주변의 배수 문제에는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한편 "그렇게 배수문제가 중요하게 느껴지면 바깥으로 이어지는 다른 곳까지 손을 볼 요량이지 그런 구간은 손도 대지 않은 채 오직 묘지주변만 신경 쓰는 이유는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인 이아무개(67)씨 역시 "농수로중 가장 급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의 공사를 3년도 넘게 요청했었으나 들어주지 않아서 불만이 많았었는데 그보다 훨씬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수로관 공사는 이렇게 쉽게 시작한다는 사실이 어이가 없어 직접 농기공에 항의차 방문했었다"며 "자꾸 수로관 건을 들먹이며 화를 내니 그제서야 그 동안 질질 끌었던 부분의 공사를 해주었다"고 말했다.
또한 "자세한 내막까지야 확실히 알지 못하겠지만 이런 일이 있고 나니 의심이 훨씬 늘어나면서 괜스레 화가 치민다"는 말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농업기반공사 동진지사 관계자는 "비만 오면 언덕 쪽의 흙이 밑으로 쏟아지는 형국인지라 나름대로는 그쪽 구간이 가장 급하다고 생각되어 공사를 시작하게 된 것인데 그런 오해가 생겼다는 사실에 할말이 없다"며 "손볼 곳이 수없이 산재한 우리지역의 농촌현실에서 모든 사정을 다들어 주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애초에 일을 시작하지 않았으면 이런 오해도 생기지 않았을텐데 마을을 생각하고 한 공사가 이렇게 어긋나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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