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그러고보니 얼마 있으면 블랙데이네요. 음…이번에는 또 무슨 일이 생길까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어느덧 짜장면을 먹는 날로 공식화 되어버린 4월 14일 블랙데이, 그날을 기다리는 박자현(30·짜장나라 주방장)씨의 심정은 남다르다.

수년 전부터 꼭 그날만 되면 좋은 일이 한 두가지씩 꼬박꼬박 생기는 행운의 징크스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그런지는 몰라도 정말 기분 좋은 일이 계속해서 생겨나더군요. 장사가 잘되서 그러냐고요? 에이…차이가 나봤자 얼마나 난다고, 조금 더 잘되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크게 차이나지는 않아요. 암튼 그런 성격이 아니라 정말 사적으로 웃을 일이 많이 생긴다니까요"

어릴 때부터 짜장면을 유달리 좋아해서 꼭 자신의 손으로 맛있는 짜장면을 만들고싶었다는 박자현씨의 블랙데이징크스는 종류도 다양하다.

잠시잠깐이지만 눈에 쏙 들어오는 멋진 여성과 얘기도 나눌 기회가 생기고 오랫동안 소식이 두절되었던 지인에게서 갑자기 연락이 오기도 한다.

어디 그뿐이랴? 이것저것 잡다한 고민거리가 의외로 손쉽게 술술 풀리는가하면 으슬으슬 감기 기운이 있다가도 그날에 딱 맞춰서 나아버리는 신기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처음에는 신기하기도 하고 황당한 생각도 들었지만 이제는 아니에요. 제가 워낙에 짜장면을 사랑하니까 이놈도(짜장면) 그걸 알고 저를 위해 뭔가 이벤트를 하나씩 벌이는 것은 아닐까요?"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있는 그의 머릿속으로 요즘 들어 끊이질 않고 맴돌고있는 생각이 하나있다.

"우리 지역 내에 있는 중화요리 집만 해도 50여군데가 넘지만 다루고있는 짜장면은 거기서 거기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았던만큼 이제는 뭔가 변신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미 이웃동네 군산 등지에서는 여러 가지 색깔의 칼라 짜장면(?)이 인기를 끄는 등 짜장면의 차별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몇십년 동안 큰 변화를 겪지 않았던 짜장면이지만 계속 같은 모습으로는 나날이 변해가는 현대인들의 입맛을 공략하기 어렵기 때문이리라.

"단순히 싸고 편리해서 먹는 짜장면이 아니라 예전처럼 정말 먹고싶어서 너무너무 맛있어서 먹을 수 있는 그런 짜장면을 만들고 싶어요. 이런 변화의 물결 속에서 아직 우리지역은 조용한 편이지만 열심히 실력을 가다듬어서 더욱더 맛좋고 색다른 짜장면을 만들어볼 겁니다"

다가오는 블랙데이를 맞아 짜장면을 만드는 그의 손에도 더욱 힘이 들어가고 있다.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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