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인 이아무개(28)씨는 얼마 전 들린 검산동 ㅈ약국에서 아주 불쾌한 경험을 했다.
갑작스럽게 찾아든 감기기운에 허겁지겁 약국을 찾아간 이아무개씨는 지갑을 놓고 온 관계로 동전 몇개만 달랑 내놓고 알약 두알만 팔 것을 약사에게 요구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일반의약품개봉판매금지'조치로 말미암아 대부분의 가정용 상비약 등은 낱알판매가 불가능한지라 약사는 규정을 들어 난색을 표했다.
규정이 그렇다는데야 어쩔 수 없는 일, 몇 번 사정을 하던 이아무개씨는 결국 포기하고 집으로 되돌아가 지갑을 가져와 감기약을 갑채 구입했다.
더불어 그는 이왕에 약국에 들린 김에 상비약을 몇 개 더 구입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상처에 바르는 연고를 요구했다.
약사가 권한 연고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이 아닌 생소한 이름의 제품으로 가격도 훨씬 비쌌다.
더욱이 당연히 붙어 있어야 할 가격표도 붙여져 있지 않은 상태였다.
의아함을 느낀 그는 약국에서 판매하는 약을 살폈고 상당수의 제품들이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았다.
가격표가 붙여지지 않은 제품들은 공교롭게도 시중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이아무개씨는 "요 몇 년 사이 의약분쟁이다 해서 여러 가지 부분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낱알판매금지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규정을 지키면서 그보다 훨씬 중요한 가격표 부분에 대해서는 이렇게 엉성하다는 것은 소비자와 약사의 신뢰도 문제에서도 큰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런 사례는 비단 ㅈ약국 뿐만이 아니라 지역내의 많은 곳에서도 빈번하게 벌어져 많은 소비자들이 불만을 호소하는 부분이다.
대형약국보다 소형약국이 더 잦은 편이며 광고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약보다는 다소 생소한 제품들에서 가격표가 없는 경우를 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99년 3월부터 시작된 '판매자가격표시제'로 말미암아 약국별로 약품의 가격차이가 조금씩 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들로서는 충분히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회사원인 백아무개씨 또한 "얼마 전 시내에 위치한 ㅎ약국에서 항생제 종류의 약을 사려고 했는데 의사의 처방전을 요구하는 통에 구입할 수가 없었다"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동네어귀의 ㅅ약국에 들려보니 아무 말 없이 약을 주기는 하는데 평소에 보던 제품도 아니고 가격도 무려 5배 이상이 비싸 놀란 마음에 가격표를 확인해보려고 하니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었다"는 비슷한 경험을 얘기했다.
약사법 제50조, 같은법 시행령 제33조, 같은법 시행규칙 제57조 및 제74조 등에 분명히 기재되어있는 의무사항임에도 약국들의 가격표 미부착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래된 관습처럼 굳어져가고 있는 상황이며 이에 시민들은 얌체상술이라며 깊은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형편이다.
담당기관인 보건소 역시 "꾸준히 규제, 단속을 실시하고있는지라 차츰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다"라고만 말할 뿐 그 심각성에 대해서는 무심한 모습이었다.
불신의 골이 더 깊어지기 전에 좀더 믿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많은 약국들 그리고 담당기관에게 요구되고 있다.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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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들에게 현금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