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소유자의 개인정보가 새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지난 달 26일 밤 12시경 신풍동의 한 골목길에서 접촉사고를 낸 ㄱ아무개씨(35·여)는 사고 다음날부터 1주일여동안 사고현장을 목격한 사람으로부터 사고합의금 명목으로 10만원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았다.

ㄱ씨에 따르면 "합의금을 요구한 이 시민은 자신을 택시기사로 밝히면서 '뺑소니를 친 것 알고 있다' 며 '자신이 피해차량주인을 잘 알기 때문에 10만원이면 해결된다'면서 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에 ㄱ씨는 "내 차량번호를 아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어떻게 내 휴대폰번호와 이름까지 알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며 "특히 사고당시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합의금을 요구한 것, 피해차량주인과 직접 연결을 알려주지 않고 본인에게 돈을 주도록 한 것은 의심스럽다"며 개인정보노출과 당사자에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ㄱ씨가 합의금을 주지 않고, 피해차량주인과 연락처를 요구하자 화를내며, '경찰에게 모든걸 얘기하고 피해차량주와 함께 가겠다'고 말하면서, 1주일 후부터 연락을 끊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일에 대해 경찰에 접수된 교통사고를 조사해 본 결과 ㄱ씨가 진술한 당일 사고접수는 전혀 없었으며, 경찰 역시 아무런 제보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후에도 아무런 제보가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사고당사자를 뺑소니로 협박해 돈을 받을 계획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은 개인정보노출이 이미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차량번호만 알아도 차량소유자, 연락처등 개인정보가 그대로 노출되면서 개인사생활 및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문제점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개인정보에 관한 법률규정이 사실상 한계가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설례를 남기게 됐다.

현재 차량소유자의 개인정보는 물론 차량에 대한 정보는 시청과 경찰서, 보험회사, 자동차 매매상사등에 가능하지만 개인정보는 시청을 비롯해 경찰서, 보험회사등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게다가 차량정보 및 등록현황을 열람 할 경우 원칙적으로 개인정보노출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차량소유자가 본인임을 증명하는 신분증이 필요하며, 차량소유자와 관계된 가족이라 하더라도 열람자의 신분증과 차량소유자 위촉장을 제시해야만 열람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차량소유자에 대한 엄격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차량소유자에 대해 정보를 알고 싶어하는 타인에게 아무런 규제없이 열람되고 있어 자칫 범죄 이용수단으로 활용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협박할 경우 이는 협박죄에 해당하며, 개인정보를 제공한 곳 역시 처벌을 받게 된다"며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하는 것은 범죄행위다"고 말했다.

이처럼 개인정보에 대해 법적으로 엄격한 규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미 규제자체가 무의미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만큼 관계기관에서는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김태영  kimty@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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