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野生花), 산이나 들에서 절로 나고 자라는 꽃을 말한다.
보기에 따라서는 온실 속의 화초에 비해 화려함이나 아름다움 면에서 많이 딸리는 것 같지만 야생화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야생화를 감상하기 위한 10계명 중 이런 말이 있다.

'겸손해라. 무릎을 꿇고 자세를 최대한 낮추고 기도하는 자세로 봐야 바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 외에 또 다른 측면에서 마음을 잡아끌 수 있는 묘한 힘과 매력, 어떤이는 야생화의 화자에 그림화자를 써서 야생화(野生畵)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만경읍 화포리 조앙사.
언제부턴가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들 중에 뒤편의 언덕 쪽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편인지라 아직까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한번 눈길을 빼앗긴 사람들은 절에 올 때마다 아니면 일부러라도 찾아오고 있다.

이렇듯 사람들을 매료시키고있는 것은 다름 아닌 야생 엉겅퀴이다.
초롱꽃목 국화과의 한종류로 야생종과 재배종등 전세계적으로 250여종이 존재하고 있다.

현재 조앙사에 야생종으로 있는 것은 고려엉겅퀴로 짐작되고 있다.

주지인 송헌스님에 따르면 "원래부터 이곳에 드문드문 엉겅퀴가 피어 나오고는 있었지만 언제부턴가 부쩍 무성해지기 시작한 이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며 "스스로 만들어져 나비, 하늘소, 벌 등과 어우러지는 모습이 보기 좋아 행여나 인공적인 때가 탈까싶어 따로 손을 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초록과 녹색의 조화가 이채로운 이곳의 엉겅퀴는 여느 야생화가 그렇듯 얼핏 보기에는 그다지 화려하지도 특별해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엉겅퀴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좀처럼 자리를 뜨지 않는 공통점을 나타내고 있다.

마치 낚시하듯 시선과 호흡을 집중해가며 나비가 날아와 봉오리에 내려앉는 모습 하나까지도 음미하는 모습이다.

엉겅퀴에 반해 수시로 이곳을 찾아오고 있다는 한시민은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자꾸 보고있노라니 색과 향 등에서 진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며 "그런 야생의 힘에 기대다보면 잊혀졌던 지난날의 오래된 사연까지도 떠올라 한참동안 감상에 사로잡힐 때도 많다"고 말했다.

야생 엉겅퀴는 편식을 할 줄 모른다. 아니 하지 못한다.
따스한 봄볕이나 잔잔한 봄비만 골라서 맞지 못하고 장대비같은 폭우나 찌는 듯한 폭염까지 감수해야한다.

이렇듯 강하기 그지없는 엉겅퀴지만 행여나 뽑아다 화분으로 옮겨 심고 두고두고 볼 생각은 일찌감치 버려야한다.

자연을 떠나면 살아나기도 힘들거니와 야생이라는 프리미엄을 잃은 엉겅퀴는 향과 색에서 생명력을 잃기 때문이다.

제자리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다운 꽃 야생 엉겅퀴, 나비 불러 꽃피우고 연지곤지 분단장에 가는 봄은 그저 짧기만 하다.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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