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학원으로 병합된 67년 이후에도 학교를 지탱해오던 불심의 정통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으며 시골학교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우수한 시설과 시내권 못지 않은 좋은 교육환경을 자랑한다.
불교 정신을 통하여 지혜와 자비에 의거한 인간의 자기완성과 불국정토(佛國淨土)의 이상사회를 건설한다는 건학이념 아래 '새롭게 생각하고 바르게 실행하자'는 생활목표를 실천중인 금산중학교에 울려 퍼지고 있는 청아한 목탁소리를 같이 들어보자. 똑똑똑똑똑……
실천하는 불교, 생활 속의 불교
동틀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칠흙 같은 어둠을 뚫고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목탁소리.
졸린 눈을 비비며 이불을 개고 바깥으로 나와 법당에 들어서면 시작되는 새벽예불.
세상사 온갖 번뇌와 상념을 잊고 온몸으로 느껴보는 깊은 산의 정기.
불교를 생각하면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것들이다.
어떤 면에서 불교는 종교를 떠나 지나간 옛정서를 불러일으키는 묘한 힘이 있는 듯 하기도하다
전라북도 유일의 불교 종립학교인 금산중학교에서는 실천하는 불교, 생활 속의 불교를 펼쳐나가고 있다.
최상섭 교감에 따르면 "금산이라는 지역이 원체 불교가 발달한 지역인데다 학교마저 불교학교이기는 하지만 단순히 종교를 전파한다는 의미보다는 그 속에서 얻을 수 있는 많은 소중한 가르침 등을 아이들에게 물려주려고 한다"며 "생활 속에서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불교, 사회 속에서 함께 지혜를 나눌 수 있는 불교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중이다"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현재 주 한시간씩 인성교육 위주의 종교수업을 실시하고있으며 문화재 보호 운동 및 자연보호 활동, 금산사부설 양로원과의 자매결연을 통한 봉사활동 등 불교정신에 바탕을 둔 다양한 교육을 진행중이다.
야생화의 영양분은 관심과 사랑
지난 1일에서 3일까지 금산중학교에서는 참으로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야생화전시회'라고 이름 붙여진 이 행사는 작년부터 특색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고있는 프로그램으로 지역내 곳곳에 자생하고있는 들꽃들을 수집하여 학생들에게 1점 이상씩을 기르도록 하고 있다.
둥글레꽃, 매발톱, 엉겅퀴 등 야생화의 종류만도 10여종을 훌쩍 넘어가고 있다.
장종배(49) 교무부장에 따르면 "자녀들의 숫자가 적어져서 그런지 요즘은 시골에서도 아이들에게 일을 잘 안 시켜 자연과 접하는 경험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다"며 "언젠가 학생들에게 제초작업을 시켰더니 풀과 꽃을 구별하지 못하고 꽃나무를 뽑아오는 인원도 상당수였다"고 말했다.
언뜻 생각해보면 자연의 혜택을 많이 받을 것 같은 금산중학교학생들이지만 과거처럼 산과 들로 몰려다니며 노는 것보다는 집이나 PC방에서 인터넷삼매경에 빠지는 모습이 비단 도시만의 풍경은 아닌 듯 싶다.
이에 학교측에서는 일정한 공간에 꽃나무와 야채 등을 심어 자연과 친해지도록 많은 배려를 해왔다.
그리고 드디어 작년부터 야생화가꾸기 프로그램을 실시하게 되었다.
산행을 즐기던 교사들이 산에서 야생화를 감상하다가 누군가에 의해서 특기적성교육에 적용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제시됐던 것이 전시행사로까지 이어지게 된것이다.
학생들과의 만남
♠만난 학생: 박준상(학생회장), 조수영(부회장), 김덕춘, 김윤희, 송명진, 이정훈(이상 3학년)
♠첫인상: 6명의 학생은 두명씩 묶여져(?) 각기 다른 개성을 보여주었다. 박준상군과 조수영양은 눈을 반짝거리며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는 모습이었고 송명진양과 김윤희양은 바싹 붙어 앉아 마치 커플처럼 자신들만의 얘기를 소곤거리고 있었다. 반면 김덕춘군과 이정훈군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수줍음을 타는 듯 했다.
♠대화주제: 학교 하면 생각나는 것·존경하는 사람·나의 꿈
▶기자: 누구부터 할래? (갑작스런 주제에 할말이 생각나지 않는 듯 다들 기자의 눈을 피하고 있었다. 그 순간 어디선가 음음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송명진 학생이 목이잠긴 듯 헛기침을 한 것이다.) 응? 그래 하고싶다고? 그럼 명진학생부터 해봐?(순간 황당한 표정의 송명진학생 ㅡㅡ;)
▶송명진: (ㅜㅜ억울해랑) 저희학교는 꽃과 나무가 많아 참 보기 좋아요. 자연 속의 학교라고나 할까요.
○김윤희: 나무는 어느 학교에 가든지 있단다. ○송명진: 그래서? -_-+ ○김윤희: 왜 이렇게 창의력이 없어? ○송명진: -_-;헐
▶송명진: 존경하는 사람요? 전 우리학교선생님들이 모두 존경스러워요. 엄하실 때는 엄하시면서도 자상할 때는 눈물날 정도로 잘해 주시거든요. 꿈은 아직까지는 특별히 정해지지 않았어요. 그냥 뭐 열심히 하다보면^^; 그리고 곧 강당공사가 시작될 것 같은데 어서 그곳에서 뛰어 놀고 싶어요.
○김윤희: 늦었어. 우리 3학년이야. ○송명진: 아! 그렇구나. 강당취소-_-;
▶박준상: 우리학교는요 비단 학교뿐만 아니라 금산면 전체에 관심을 가지려고 하고 있거든요. 예를 들면 고인돌이라는 것이 고창에만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우리 금산면에도 있다구요. 거기에 이조분청사기를 굽던 가마터도 있고 또 각종 세시풍속까지…선생님들이 나서서 연구중이신데 정말 자랑스러워요. 존경안할래야 안할 수 없는 우리학교 선생님들이에요.
▶김덕춘·이정훈: ……(두 남학생은 유달리 말이 없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심하게 수줍음을 타는 모습들이었다. 두 여학생인 송명진 김윤희양과 너무나도 대조되는 모습, 일단은 조금 있다 다시 물어보기로 했다. 이후에도 그렇게 서너차례를 반복했다. 결국 듣게된 대답은 덕춘이는 에디슨을 존경하고 앞으로 자동차계통에서 일을 하고싶다는 것과 정훈이는 만화가를 존경하고 앞으로 전파상 일을 하고싶다는 얘기가 전부였다. 힘들었다^^;; 말시키느라.)
▶조수영: 전 선생님 중에서도 김기창 선생님을 존경해요. 달리기를 즐기시는 분인데 언제나 한결같이 운동장을 왕복하시는 모습이 정말 본받을만한 것 같아요. 그리고 학교 하면 생각나는 것은, 음…
○송명진: 역시 처음이 좋아. 앞사람이 얘기를 해버리니까 자기는 할말이 없잖아. ㅋ!
○김윤희: 잘했어. 친구야. (뭐가 좋은지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는 두학생)
▶조수영: 좋은 시설도 자랑거리 같아요. 저희학교는 동국학원재단이라 에어컨시설도 시내권학교보다 더 빨리 완성되었고 계속해서 각종 편의시설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공부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환경이죠.
○송명진: (나직하게) 진우도 볼 수 있다고 해 (순간 조수영양의 얼굴이 빨개졌다.)
○김윤희: 수영이 남자친구래요. 우리학교 창던지기대표인데 수영이한테 치근거리는 남자있으면 아마 창으로…헉! 암튼 수영이는 임자 있어요. ○송명진·김윤희: ㅋㄷㅋㄷ
▶기자: 그럼 창의력 있는 윤희가 마지막을 장식해줄래? (친구들 말할 때마다 한마디씩 던지던 김윤희양인지라 어떤 말이 나올지 사뭇 기대되었다)
▶김윤희: 그냥 학교에 대한 것은 앞에서 다 말해버려서 중략하구요. 존경하는 사람은 제 자신이에요. ○기자: 자기자신? 오호! 자신감이 대단한데?
▶김윤희: 그냥 뭐 말하자면 제가 공부 쪼끔 못하는 것, 그리고 쪼끔 산만한 것, 그리고 쪼끔 터프 한 것 그런 것만 빼면 참 괜찮은 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스스로는.(그 순간 다른 아이들이 일제히 외쳐댔다. "에이…너도 뭐 별로 창의력 없구만" 하지만 자신감에 넘쳐있는 모습이야말로 윤희양의 가장 큰 재산이고 멋진 자세라고 느껴졌다)
▶기자: 자자, 모두들 수고했고 마지막으로 파이팅 한번 외칠까?
▶모두 한꺼번에: 금산의 자랑, 금산의 자부심, 금산! 금산! 금산중학교! 파이팅!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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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들에게 현금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