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독서 ⑨'패러디에 관하여'

김영자(만경여고교사)



패러디는 각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의사 표현의 방법입니다.

장정일의‘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은 김춘수의‘꽃'을 패러디 했고, 마네를 고야를, 피카소는 다시 이 두 사람을 패러디해서 그린 그림이 '한국전의 대학살'이라는 유명한 그림입니다.

요즈음에는 웹을 기반으로 하여 영화의 포스터 등을 패러디 하는 방법이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교과서에도 패러디를 활용하여 다른 사람의 작품을 변형시켜 보는 활동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독서에서 패러디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을 수용하는 입장차이입니다. 패러디 독서는 독자의 서로 다른 작품이해를 담아내기에 적합하며, 작가가 쓴 막연한 작품과의 거리를 일거에 확 좁혀주는 효과도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의 작품을 왜 그런 방향으로 패러디하고 싶은지를 알아보고, 패러디를 하는 동안에 자기 자신의 생각이 잘 반영되고 있는지, 하고 난 후에도 자기 의도를 성공적으로 나타내었는지도 알아보아야 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까마귀를 인간문화재로 만드는 이솝우화나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 관한 진실, 그리고 서로 돕고 사는 개미와 베짱이, 이런 이야기들이 패러디의 실례가 되는 것입니다.

아주 쉬운 패러디 방법은 아이에게 자기가 감명 깊게 읽은 시를 하나 고르라고 한 뒤 단어 몇 개만 바꾸어 써보게 하는 것입니다.

동화나 소설처럼 긴 문장을 가진 작품은 역할 바꾸기를 시도해보면 좋습니다.
예를 들면 흥부와 놀부의 역할을 바꾸어 보는 것 같은 활동입니다. 얼마 전에는 오페라 나비부인의 속편이 제작 상연되었지요.

전편에서 모든 것을 알아버린 나비부인이 자결을 할 때 그 곁에서 천진난만하게 성조기를 흔들고 있던 돌로레를 주인공으로 한 '주니어 나비부인'이 바로 그 작품입니다.


수필문학은 작품의 질이 우수한 것을 골라서 패러디 하면 됩니다. 좋은 작품을 고를 안목이 없는 어른은 그동안 독자들에게 충분히 검증을 받은 작품이나 작가를 선택하면 되고요.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수필을 여러 편 모아서 읽게 한 뒤에 같은 주제로 글을 쓰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는 글을 풀어 가는 순서나 수사 기교 등을 따라하면서 자연스레 배우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 주변에는 패러디를 활용한 문화예술 활동들이 아주 많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노래를 패러디해서 부르는 가수가 많고요, 미술분야는 거장 빈센트 반 고호를 비롯한 많은 작가들이 패러디를 아주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고요,

패러디를 해서 만든 대표적인 영화는‘슈렉'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잘된 패러디작품은 원작을 뛰어넘는 답니다.
잠깐요! 패러디는 표절과는 차원이 다릅니다요.

다음호예고 '아니 온 듯 다녀가소서'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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