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평등요? 아니요. 제가 원하는 것은 남녀모두가 행복하고 당당하게 잘사는 세상이에요"

여성평등이라는 말에 정수연(덕암고3)양은 머쓱한 표정으로 어깨를 들썩거리며 고개를 살짝 저어 보인다.

논지를 살짝 벗어난 기자의 우문(愚問) 때문이리라.
"남녀평등이라는 말도 잘못된 표현이에요. 양성평등이라고 표현해야 맞죠. 평등이라는 뜻은 똑같이 서로를 인정해준다는 의미 아닌가요? 어느 한쪽으로도 기울어짐이 없는…사실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아직은 우리사회에 이런 차별이 존재하고있다는 작은 증거가 아닐까 싶어요"

사실 정수연양은 아직까지는 직접적으로 남녀차별을 많이 겪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간접적으로 또는 주위에서 이런 모습들을 많이 보고 또 안타까워한 적은 종종 있었다.

정수연양은 먼저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바뀔 것을 제의한다.
아직도 '여자팔자는 뒤웅박 팔자'라는 조선시대 사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여성들, 소위 말하는 '돈 많고 잘 나가는 남자'를 만나기 위해 능력향상보다는 외모 가꾸기에 치중하는 여성들, 스스로 자신의 한계점을 정해버리는 여성 등 사회는 조금씩 변해가지만 개인의 의식은 아직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한다.

정수연양은 이러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정리해서 '차별이 없는 세상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라는 글을 썼다.

정수연양의 작품은 전라북도교육청에서 실시한 '제9회 여성주간기념 양성평등 글짓기대회'에 우리지역 고등학교를 대표해서 출품되었고 단 두명에게 수여하는 고등부 최우수상을 받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전국대회에 추천되어 전북에서 유일하게 교육인적자원부장관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기용 국어문학부장에 따르면 "요즘 들어 글 솜씨가 뛰어난 제자들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통에 정신없이 바쁘지만 한편으로는 흐뭇하기 그지없다"며 "수연이는 특히 논리정연한 글이 뛰어나 현재보다도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학생이다"고 말했다.

밝고 명랑한 성격 탓에 학교에서도 인기가 좋은 정수연양은 딸만 셋인 집안의 둘째딸로 기자나 아나운서 같은 언론계통에서 일하며 자신의 뜻을 펼쳐나가고 싶다는 당찬 꿈을 가지고 있다.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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