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4)

"우와! 오늘 날씨 정말 장난 아니네요. 비온 뒤라 그런지 습도도 높고…"

지난 18일 봉사활동을 마치고 시내로 돌아온 이웃사랑건축전기설비연구회(약칭 이웃사랑 전기회)' 회원들의 온몸은 흘러내린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있었다.

"하여튼 우리 교수님은 못 말려. 이렇게 더운 날은 그냥 한번쯤 넘어가도 되잖아요. 회원들 더위로 쓰러지면 교수님이 책임지실거에요?"

총무를 맡고있는 박정규(34·황산면)씨가 이웃사랑 전기회의 회장이자 자신의 스승인 강동귀 전주공전 교수에게 볼멘소리로 불평을 토한다.

"뭐야? 이 녀석아! 그런 놈이 일 다끝나고 한참이 지나도록 교체한 콘센트를 이리 살피고 저리 살피고 그랬냐?"

"그…그거야. 이왕 한일이니까…나중에 욕먹으면 안되잖아요"

항상 일을 할 때면 회원들간에는 가벼운 농담이 끊이질 않는다.

그리고 이렇듯 좋은 분위기 속에서 회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최선을 다해 맡은바 봉사업무를 책임진다.

전·현직 전기기술자와 관련학과 학생들에 의해 작년 8월에 구성된 '이웃사랑전기회'는 자신들이 가지고있는 기술을 밑천으로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자칫 우리주변에서 소외되기 쉬운 불우한 가정의 전기시설을 무상으로 돌봐주는 단체이다.

"뭐, 우리가 돈이 많아서 금전적으로 도와주기도 그렇고 성격들이 꼼꼼해서 살림살이를 챙겨주기도 그렇고 그저 할 줄 아는 거라고는 이것밖에 없으니 이걸로라도 도움이 되면 다행이죠"

정말 아무 것도 아니라며 칭찬릴레이조차 처음에는 거부했었던 강동귀 교수와 그 회원들.

하지만 그들이 베푸는 것은 단지 전기기술만은 아니다.
강동귀 교수는 현재 시립도서관의 일부를 빌려서 일요일마다 무료로 전기기술사 강의를 실시하고 있다.

무료라는 메리트 때문에 우리지역뿐만 아니라 타시도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대신에 소액의 이웃사랑전기회 회비가 걷힌다.

강의료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금액이지만 이 돈은 추후에 불우한 청소년들의 장학금 등으로 소중하게 쓰이게 된다.

기타 무료전기수리에 들어가는 자재비등은 각자 개인이 나눠서 부담하고 있는데 이런 훈훈한 마음이 전달된 탓인지 요즘은 자재를 후원해주는 사람까지 나타났다.

"희망사항요? 허헛…글쎄요. 어차피 저희가 하고싶어서 하는 것이니 만큼 그저 뜻을 같이 할 사람들만 좀더 계셔주었으면 좋겠네요. 뭐 그것 이상 있나요"

바쁜 시간을 쪼개서 자신들의 기술을 이웃사랑에 보태고있는 이웃사랑전기회원들.

그들에게는 전기기술을 통한 봉사활동이 무더운 여름을 이기는 자신들만의 피서법이다.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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