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간 팽팽한 9:9 동수

전반기 개원 당시부터 서로 의장단을 차지하고자 두패로 갈라졌던 시의회는 4대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출을 앞두고 주류는 김광선 의원(교동월촌동)을, 비주류는 고성곤 의원(요촌동)을 각각 의장후보로 내세우고 경합을 벌였었다.

정영환 의장 선출 당시는 2명의 의원이 의원직을 물러남에 따라 주류가 9명, 비주류가 8명으로 비주류가 숫적 열세를 보였으나, 황산면과 청하면의 재보궐선거 당선자가 모두 비주류 진영의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가 되자, 지난달 8일과 9일 의장단 선출을 위해 열렸던 제 87회 임시회를 주류측에서 무산시킨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9일 비주류 진영의 문호용 의원이 전반기 의장선거와 관련된 기소건으로 의원직이 상실되면서 양측은 9:9 동수를 이루게 됐다.

참고로 주류측 의원은 김학주(죽산면)·황영석(용지면)·임형규(부량면)·김성배(금구면)·김석준(금산면)·김문철(광활면)·정영환(신풍동)·안기순(검산동)·김광선(교동월촌동) 의원이며, 비주류측은 이필선(만경읍)·오만수(백산면)·김진섭(백구면)·안길보(청하면)·오인근(성덕면)·임영택(진봉면)·김종성(봉남면)·박봉규(황산면)·고성곤(요촌동) 의원이다.

의원수가 같아지면서 한쪽이 모두 불참할 경우 의결정족수인 과반수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됐고, 양측간에 수차례 협의를 벌였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대치할 경우 연장자가 의장

상임위의 임기가 만료됐는데도 후반기 원구성을 하지 못하고 시급한 안건조차도 처리할 수 없게 되면서 의원들은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정기회 일정 중 계류중인 안건을 심사·처리해야하는 날인 지난달 19일 의원들은 소회의실에 모여 다시 의장선출 일정을 잡았지만, 파행은 예고됐었다.

임시회 당일까지 양측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게 되고, 주류측에서는 <김제시의회회의규칙> 제8조(의장·부의장의 선거)규정에 대비해 의장 후보를 최연장자인 안기순 의원(검산동)으로 바꾸게 된다.

동규칙에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득표로 당선되며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때에는 2차투표를 하고 ▲2차투표에도 과반수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함으로써 다수득표자를 당선자로 한다 ▲또 결선투표결과 득표수가 같을 때에는 연장자를 당선자로 한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양측이 끝까지 자신측 1명을 고수할 경우 1·2차를 거쳐 3차결선투표에서도 9:9 동수가 예상되고, 양측의 최고령자인 안기순 의원이 당선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비 뽑아서라도 구성해야"

주류의 의도를 파악했더라도 비주류가 의회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서는 이를 수용해야 하나, 비주류측은 지난 28일과 29일에 있었던 임시회에 1명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본회의 성원을 위해서는 재적의원의 1/3만 출석해도 되지만, 의결을 위한 정족수는 과반수이므로 10명이 돼야 하기 때문에 양측이 극단적인 대치상황을 유지하는 한 공덕면의 보궐선거가 실시되는 10월말까지 원구성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양측의 합의점을 찾고자 전반기 운영위원장인 김진섭 의원 주선으로 지난 30일 낮 12시 시내 ㄷ음식점에서 초선의원 7명이 회동했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여론을 의식한 일부 의원들조차 제비뽑기를 해서라도 조속히 원구성을 하자는 자조섞인 의견까지 제시되고 있어 해결책이 기대된다.

시민들, 개싸움 원치않아

경기악화로 지역경제가 침체된데다 불볕더위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들의 짜증이 늘고 있다.

상당수 시민들은 4대 시의회에 대한 실망이 도를 넘어 이제는 관심조차 가지려 하지 않고 있다. 누가 의장이 되건, 위원장이 되건, 저들에게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하겠냐는 포기에 가까운 푸념이다.

4대 후반기 의회의 최대 과제는 등을 돌린 민심의 회복이다. 누가 의장이 되느냐 보다 얼마나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

이제 추한 밥그릇 싸움을 멈추고, 시민들의 잃어버린 희망과 명예회복을 위해 나서야 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을 선택했지, '이전투구'(泥田鬪狗:진창에서 싸우는 개)의 주인공들에게 표를 던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성근  hong@gjtimes.co.kr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