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의회는 개원 이래 역대 최고로 명예롭지 못한 운영을 거듭해 왔다.
의장을 비롯해 현역의원 3명이 구속된 바 있고, 2명의 의원이 선거법 위반과 관련해 중도 하차했으며, 의장선거와 관련해서 의원간에 뇌물을 주고 받아 1명이 뇌물수수로 실형을 받고 의원직을 잃는가하면, 1명은 뇌물공여로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아 현재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전반기가 시작되면서 10명으로 패를 구성한 한쪽이 9명쪽을 무시하고 5자리의 의장단을 싹쓸이 하더니, 이들중 2명이 중도하차해 상황이 8:9로 역전되자 이번에는 9명쪽에서 의장과 부의장 직무를 정지시킨다거니 부의장은 봐준다커니 하다가 결국 남은 공석 2자리를 석권한 바 있다.
물론 나름대로 핑계야 있겠지만 시민들 눈에는 피장파장으로 비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2명의 의원이 8명쪽에 가담하면서 다시 10:9로 재역전의 분위기가 역력했다.
양측 모두 권모술수도 부려봤고 이미 패배의 쓴맛을 본터라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이 불가피했다.
9명쪽에서 일단 한차례의 임시회를 무산시키면서 잠시 기회를 엿보는가 싶더니, 10명쪽에서 1명이 덜컥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상황은 9:9 동수가 되고, 다시 최악의 경우를 고려해 연장자를 확보한 9명쪽으로 재재역전의 혼미를 거듭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김제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후반기 원구성을 하지 못하는 유명세(?)를 타면서 시민들에게 김제시민임이 부끄러운 수치심마저 안겨줬고, 시민들은 의회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고 포기상태에 돌입하는 상황이 됐다.
9:9가 지속됨에 따라 불리한 한쪽이 임시회 참석을 거부하면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후반기 원구성은 한없이 미뤄졌고, 의원들의 자리싸움으로 인해 시급한 민생현안은 뒷전에 놓이게 됐다.
양측은 의결정족수인 10명을 채우기 위해 서로 의원빼가기에 혈안이 됐고, 군침이 도는 미끼가 제시되기도 했다.
이때 주류측 포섭 대상 1호에 안길보 의원이 떠오르게 된다.
안의원은 이미 비주류측 부의장으로 낙점된 상태였으나, 비주류측에서 주류 진영의 의원을 빼오기 위해서는 자리가 필요했고, 상대측에 제시했던게 안의원의 자리였기 때문이다.
이같은 움직임이 주류측 의원을 통해 안의원의 귀에 들어갔고, 이미 상대측의 의장직 제의까지도 거부하고 비주류측에서 의리를 지키고자 했던 안의원의 입장에서는 배신감마저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장단 선출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 밤 주류진영의 의원 2명이 은밀히 안의원을 찾아갔고, 안의원은 비주류 진영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안의원은 다음날 자신이 속해있던 진영의 의원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본회의장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더 이상의 파행은 막아야 하며 시민들앞에 의원들의 죄는 석고대죄로도 부족하다"면서 "시민과 의회를 위한 일이라면 어떤 돌팔매도 조용히 맞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안의원 발언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주류진영은 안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하고, 상임위원장 선출은 다음날로 예정됐으나, 의사일정까지 변경하면서 3개의 위원장 자리를 모두 독식하는 '그들만의 잔치'를 벌였다.
임기의 반을 겨우 넘긴 시의회가 전반기 의장단 선거의 악령을 되살려내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시의회는 이제 갈데까지 간 셈이다. 이젠 돌아오는 길 밖에 없다.
어찌됐건 후반기 의회는 구성됐고, 이제는 의원들이 밥값을 할 차례다. 이 어려운 때 우리 시민들은 자신들을 머슴으로 부리고자 연간 20억을 소요하지 않는가?
의장단 선거는 끝났고, 이제 선거를 위한 파벌도 필요없게 됐다. 의원들은 2년도 남지 않은 선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오로지 실력으로 시민들에게 본인들의 자질을 평가받아야 한다.
이젠 화합이다. 권모술수던 배신이던 그것은 의원 자신들을 위한 싸움이었지 시민들을 위한 싸움은 아니었다. 시민들을 위해 조속히 의회를 정상화하기 바란다.
홍성근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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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들에게 현금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