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펑! 펑!펑!펑!

당분간은 이곳저곳을 통해 귓전을 울리는 요란한 함포 소리를 계속 들을 것 같다.
350억원의 제작비와 연인원 2만여명을 투입해 지난해 5월부터 준비되어온 100부작 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 다음달 4일부터 방송에 들어가고 1979년 제작된 에니메이션 '우주전함 거북선'이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한 인기를 얻어가고 있는 중이다.

또한 각종 책자를 비롯한 언론매체 등에서 이순신과 거북선이라는 주제가 활발히 연구·토론·재조명되어가고 있다.

이런 전국적인 이순신 열풍에 발맞추어 우리지역 역시 거북선의 엄청난 화력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다름 아닌 검산동에 위치한 정통레스토랑 '거북선(대표 신호석)' 때문이다.
지난 2002년 평범한 레스토랑겸 호프집으로 처음 세워졌다가 5개월의 공백기를 거쳐 지난달 25일 정통레스토랑으로 재오픈하게 된 '거북선'

풍부한 재료는 물론 친절, 봉사, 독특한 아이템 등 확실한 완전무장으로 어떤 곳과의 맛의 전쟁에서도 승리를 장담한다는 '거북선'에 승선하여 그 넘치는 화력을 같이 느껴보기로 하자.



백전백승을 보장하는 맛, 맛, 맛…



거북선의 공격력도 동시대의 어떠한 함정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강력했는데, 거북선의 선체에는 사방으로 총 85문의 포문을 설치해 언제 어디서나 어떤 방향으로든 공격할 수 있도록 했다.

거북선에 탑재된 무기는 500m이상 장거리 전선을 파괴할 수 있는‘천자포(天字砲)'와 350m의 사정거리를 가진‘지자포(地字砲)' 300m이내의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현자포(玄字砲)’'황자포(黃字砲)'가 있었으며, 가까운 근접전에 들어갔을 때는 화약이 달린 화살을 날릴 수 있는 '승자포(勝字砲)'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반해 레스토랑 거북선의 최대무기는 탑승자 모두가 한결같은 자부심으로 추천하고 있는 풍부하고 깊은 맛이다.

먼저 개별 요리로는 가장 비싼 바닷가재요리(4만 5천원).
칠리·버터구이·그라당, 세 종류로 준비되어있는 이들 바닷가재요리는 골소스, 버터, 아몬드와 잣 등 약간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재료들로 좀처럼 느껴보기 힘든 독특한 맛을 선사한다.

바닷가재요리와 함께 거북선이 자랑하는 또 다른 주력메뉴는 다름 아닌 스테이크이다.
안심과 등심을 같이 즐길 수 있는 티본스테이크, 중간중간 씹히는 여러 가지 버섯이 인상적인 소안심스테이크, 샤슈르소스를 이용한 꽃등심스테이크는 물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저렴하고 부담 없는 가격의 햄버거스테이크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면 종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스파게티 요리도 괜찮을 것이다.
신선한 해물이 일품인 프리치마레, 크림과 베이컨의 담백한 조화를 맛볼 수 있는 까보나라, 모짜렐라치즈를 넣어 구워낸 오븐스파게티, 백포도주와 올리브오일, 토마토소스로 맛을 낸 봉골레 등 전문점 못지 않은 각양각색의 스파게티를 먹을 수 있다.



합쳐지면 더 강해진다.



거북선은 기존 조선의 주력 전선인 판옥선의 선체 위로 나무 덮개를 덮어 선상 위의 병사나 노 젓는 노군들이 적들의 직접적인 공격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고 덮개 위에 날카로운 창이나 칼을 꽂아 왜적들이 선체로 올라와 덮개를 부수지 못하게 만들었다.

특히 거북선의 선체는 두께 12cm이상인 소나무로 만들어 삼나무로 만든 왜선과 충돌하면 대부분 왜선들이 부서지고 격침되었다.

이를 위해 노는 거북선 아래로 젓게 만들어 선체가 충돌할 때 노가 부러지는 것을 막았으며, 배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앞부분 하단에는 쇠로 만든 귀면(鬼面)을 두어 왜선과 충돌시 그 충격에 견딜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전함 거북선이 기존의 장점에 또 다른 장점을 섞어 업그레이된 전력으로 왜구를 무찔렀다면 레스토랑 거북선은 여러 가지 음식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이른바 세트메뉴로 손님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해물양송이 볶은밥에 생선 및 새우튀김, 이탈리안 돈까스, 낙지정식, 함박스테이크, 찹스테이크 등 생선·밥·고기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가족세트메뉴를 필두로 바닷가재, 스테이크, 소꼬리요리 등이 2개씩 묶여서 제공되는 콤비요리, 저렴한 가격으로 이것저것을 먹어보는 세트정식까지, 거북선을 찾은 손님들은 메뉴판을 들어보고 있노라면 도대체 무엇을 먹어야할지 행복한 고민(?)에 휩싸이기 쉽상이다.

양식을 제대로 맛보고싶은 사람에게는 특선코스메뉴를 추천한다.
블란서식 달팽이요리와 지중해식 해물야채스프로 입맛을 돋구고 신선한 계절셀러드와 더불어 바닷가재버터구이·소안심스테이크로 시장기를 푸짐하게 보상받는다.

연인과 함께라면 프랑스산 화이트와인 한잔이 분위기를 더욱 살려줄 것이고 후식으로 나오는 진한 커피 향을 맡으며 사색에 빠져보는 것도 꽤나 운치 있을 것이다.



손님모두가 이순신 장군



그렇다면 레스토랑 '거북선'의 주인은 누구인가?
신호석(43) 대표에 따르면 "물론 장사를 하기 위해 이곳을 인수하기는 했지만 좀처럼 맛보기 힘든 전통레스토랑음식을 우리지역 분들에게 제공하고 싶은 욕심도 큰 영향을 끼쳤다"며 "업소를 찾은 모든 손님들을 이순신 장군으로 생각하고 최상의 맛과 서비스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게으름이나 나태함은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망친 왜구와 탐관오리 원균 같은 존재라는 생각으로 항상 지금과 같은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강한 장인정신을 표명하는 것이었다.

주문과 서빙을 책임지고 있는 5명의 웨이터(지배인포함)들 역시 "행여라도 손님들 또는 우리지역 시민들에게 불친절하다라는 소리가 조금이라도 들리면 당장이라도 옷을 벗을 생각이다"며 친절·봉사를 자신하는 모습이었고 4명의 조리사들 역시 "호텔근무 등 이제까지의 경력은 잊어버린 채 새로이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나의 요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레스토랑 거북선은 연중무휴로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오후 12시에 문을 닫고있는데 앞으로는 새벽2시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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