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가리키는 초딩이라는 말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지역 역시도 유행어 아닌 유행어(?)로 번져가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전부터 존재했던 속어이기는 하지만 중고생을 뜻하는 고딩, 중딩과 초딩사이에는 엄청난 의미의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

과거의 고딩, 중딩이라는 말이 단순히 학생들 자체를 뜻하는 것이라면 초딩이라는 단어 속에는 '이해할 수 없음' '잘못 건드리면 본전도 못 찾는 무서운 존재들' '보기만 하면 화가 치밀어 오르는 대상'등 다소 과격하고 의아한 의미들이 많이 담겨있다.

대학생인 유아무개(19·검산동)군에 따르면 "우리들 역시 어른들로부터 기본예의나 자유분방함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은 세대지만 요즘 초등학생들처럼 전혀 어른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생각나는 데로 심한 욕설을 일상어로 쓰지는 않았었다"며 "아직 어린아이들인지라 귀엽게 보고싶지만 대다수의 말투나 행동거지를 보면 화가 나는 정도를 떠나 오싹함을 느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유군의 말처럼 요 근래 초등학생들은 과거와는 많이 달라져있다.
십여년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온 핵가족화에 따른 지나친 과보호, 생활의 안정으로 인한 고생의 존재망각 등 기본적인 문제 위에 인터넷이라는 최신 영상매체와 함께 성장한 세대라는 부분이 합쳐지면서 이미 중학생, 고등학생과도 상당한 괴리감이 느껴질 정도로 격차가 벌어져 있는 상태이다.

ㅂ 초등학교 안아무개(48) 교사는 "귀여움을 넘어서 무섭다는 말까지 쓴다는 것은 다소 지나친 표현 같지만 예전과 비교해서 아이들의 순수성 등이 약해진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며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일찍부터 음란·폭력문화를 접하고, 아이들을 많이 낳지않은 풍조로 말미암아 마냥 귀하게만 크는 점이 이 같은 어지러운 현실을 불러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쩌면 그 아이들 역시 우리들이 외계인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무서울 정도로 이해가 안 되는 대상이라는 생각 대신 엉뚱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세대 정도로 바꿔서 쳐다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학부모인 박아무개(35·요촌동)씨 역시 "아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면 과연 저 대사가 이제 갓 10살을 넘은 아이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 하고 의아할 때가 있다"며 "요즘은 컴퓨터를 자제시키는 대신 책을 많이 읽게 하고 나름대로 여러 가지과제를 주는 것은 물론 좀더 크면 성덕에 있는 학성강당 등에 보내 기본적인 예의범절부터 철저히 가르쳐야겠다"고 말했다.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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