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다. 무지하게 시끄럽다. 안간 사람은 안간 사람대로, 갔다온 사람은 갔다온 사람대로, 갈 사람은 갈 사람대로, 병역비리라는 단어하나를 둘러싸고 곳곳에서 온갖 말과 이슈 아닌 이슈들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수려한 용모를 바탕으로 폭팔적인 인기를 구가하던 송승헌, 한재석, 장혁 등의 미남스타들이 순식간에 이미지를 엉망으로 구겨버렸고 '조기흥분증후군' '성격장애' '좌슬관절 불안정성' 등 말도 안되는 이유로 군대를 면제받았던 수많은 연예인들의 명단이 다시금 인터넷에 떠돌면서 네티즌들의 재심판을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 '파리의 연인'의 이동건, '바람의 파이터'의 양동근 등은 "저 군대갑니다"하고 한참 전부터 홍보 아닌 홍보(?)를 하고있고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쳤던 연예인중 일부는 병역필을 커다란 훈장으로 내세우고있는 실정이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지역내에서 예비군 소대장까지 했었다는 이아무개(29·요촌동)씨는 "대한민국 남자들에게 있어 군대를 갔다왔다는 것은 자랑도 부끄러움도 아닌 너무나도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유명인들에게는 이것조차도 홍보의 수단이 되고 있는 듯 하다"며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군대를 가면 응당 가는 것인가 보다 하지만 그들은 영웅대접까지 받는 듯 하여 씁쓸한 마음까지 든다"고 말했다.
고추농사를 짓고있는 김아무개(40·백산면)씨는 '스티브유(한국명 유승준)'라는 단어만 나오면 깜짝깜짝 놀란다고 한다.
"간혹 인터넷을 보면 그를 다시 복귀시켜야된다는 식의 일부 여성분들의 글을 보게되는데 그럴 때면 말할 수 없는 섭섭한 감정을 느낀다"며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군대를 갔다오는 것은 남성의 몫이지만 여성분들께서도 그 본질에 대해서 만큼은 같이 공감하고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에 재학중인 아들과 딸을 둔 학부모이기도한 그는 요즘 들어 자녀들에게 '군대와 나라'에 대한 교육을 자주 시키고 있다.
무슨 이유로 군대를 가야하며 왜 불법으로 군대를 기피한 이들이 지탄을 받아야하는 것인가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물론 갈수록 옅어지고있는 나라에 대한 소중함을 깨우쳐주기 위해 문화원 등에서 얻어온 우리지역 위인들의 이야기 등을 읽게 하고 있다.
큰 도시권에 미치기는 어렵겠지만 우리지역 역시 학부형들의 교육열은 뜨거운 편이다.
조금이라도 나은 환경을 지닌 학교로 자녀를 진학시키고자 애를 쓰고있으며 학교측역시 우수한 학생들을 모집해서 좋은 대학에 합격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곳이 많다.
하지만 지난번 고 김선일씨 동영상 파문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아이들의 나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갈수록 희미해져 가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가장 근본적인 교육이 도외시되다보면 아이들이 배운 우수한 학문들은 그 용도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빈 껍데기로 전락할지도 모를 일이다.
물방울이 모여 커다란 구름을 이루듯 시대상황에 맞는 제대로 된 가치관교육이 병행될 때 애국심도 애향심도 키워질 것이다.
멀리 볼 것 없이 내 자녀, 내 제자에게 만이라도 자신이 가지고있는 좋은 정신적 유산을 전해줘야 할 때이다.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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