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팔 예총 사무국장

7월12일 새벽6시경 여명(黎明)을 밀치고 궂은비가 줄기차게 쏟아지고 있었다.
1차 집결지에 도착하니 두어명의 일행만이 보였고 십여분이 지나서야 비에 쫓기듯 일행들이 들이 닥쳤다.

우리(22명)는 간단히 해장국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인천국제공항을 향하였다.
인천공항은 퇴직전 동남아 여행때 봤던 공항과는 사뭇 많이 달라져 있었다.

가벼운 설레임 속에 11시쯤 출국 수속을 마치고 13시경에 인천국제 공항을 출발하였다.
이륙한지 두어 시간 후에 비행기는 북경 시가지 위를 날고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대지 위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지평선의 고장에서 태어나 성장한 나였지만 북경과 비교가 되지 않아 보였다.

고도가 점점 낮아질수록 지상의 사물들이 속속 눈 속 깊이 파고든다.
두부를 자른 듯 반듯반듯한 도로망 속에 붉은 물감 칠한 주택너머로 파랗게 녹조가 끼고 석유(원유)를 퍼부은 듯한 검게 썩은 물들이 흐린 동공으로 숨을 할딱이며 우리를 올려 보고 있었다.

군데군데 산소공급을 위하여 양식장에서나 필요한 수차가 보이는걸 보면 그곳은 양식장이 분명한데 그렇다면 이곳에서 양식한 어류가 우리 식탁에 올랐고 또 오르고 있단 말인가.

강한 역겨움이 치솟았다.
한마디로 '북경은 쉽게 치료될 수 없는 중병에 걸려있는 도시와 같았으리라' 생각은 했으나 공항 역시 인천과는 시설면 등 모든 면에서 현격하게 뒤져있었다.

우리 일행은 교민 2세라고 소개하는 현지 가이드의 안내를 받았다.
우리들 의사는 물어볼 필요도 없이 음식점으로 안내되어 시간이 4시간 정도 남았으니 음식도 시켜먹으며 기다리란다.

사전에 설명회 자료를 받아 봤으나 대충 넘겨 알지 못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곳이 아니면 이 더운 날씨에 어디서 그 시간을 지날 수 있겠는가 소주는 준비한게 있어 안주만 시켰다.

한 접시에 만원이라 하여 그리 비싼 편은 아니라 생각했는데 나오는걸 보니 말문이 막혔다.
먼저 다녀온 사람들 이야기로는 중국 물가는 우리나라 십분의 일 정도라고 들었는데 우리나라보다 곱은 비싼 것 같았다.

쇼핑센터를 돌아보기로 했다. 두어 바퀴를 도는 동안 어서 오라고 호객 하는 사람 하나 없이 그저 쳐다만 볼뿐이었다.

국제선에서 국내선으로 바꿔 탈 때에는 화물은 해당비행기로 옮겨 싣고 사람만 옮겨 타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되나 그렇지 못해 화물들은 옮기는 수속만도 두시간이 넘게 걸렸다.

북경을 이륙한지 1시간 50여분이 지나 1차 숙소인 연길에 도착했다.
다른 가이드가 왔는데 교민 3세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여자였다.

대기실을 내려오는데 우리나라에 되돌아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우리글 일색이었다.
실내도 무척 시원하여 북경보다 냉방도 더 잘 됐구나 했는데 밖으로 나오니 더 시원했다.

그곳의 기온임을 알 수 있었다. 우리와 합작으로 세웠다는 대우호텔에 여장을 풀고 식당에 들렀다.

다음주예고: 백두산에서 불러본 애국가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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