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자(만경여고교사)

부모는 항상 아이의 성공을 위해 기도하며 지도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충격적인 말을 한 마디 드려야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무의식적으로 자기 자식이 실패하기를 바라며, 그렇게 지도하고 있답니다.

이 무슨 해괴한 말이냐고 저에게 적의 내지는 살의를 가득 담은 반문을 당장 하실 겁니다.
우리는 의식적으로는 아이의 성공을 원하나 무의식적으로는 아이의 실패를 원한다는 몇 가지 설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보시지요.

모성애로 대표되는 부모애는 아이를 사랑하는 것을 벗어나 무조건적으로 보호하려는 본능입니다.
우리는 아이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으면 당장 서운해집니다.
가슴 한 켠이 싸∼아하게 밀물져 흐릅니다. 왜냐면 나는 그 아이를 보호하고 싶은 본능에 잡혀있으니까요.

우리가 아이를 보호하고 싶은 마음은 아이가 잘 되기보다는 잘못되었을 때가 훨씬 더 강해집니다.
격이 맞지 않는 사랑을 지금 막 시작한 젊은이들을 떼어놓으려고 하면 더욱 더 상대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강해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아이에게 가지고 있는 소망은 잘 생각해 보면 그건 엄마의 소망이지 아이의 소망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아이에게 필요하지 않은 사랑을 몽땅 베풀면서 실은 자기 자신의 만족감을 더 즐기는 경우가 있지요.

아이들은 간섭을 싫어합니다.
이건 아이들 이전에 모든 사람들의 뇌의 본성입니다. 내부이미지는 외부이미지의 간섭을 아주 싫어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아이들을 학원으로 막 몰아세우면 그 아이는 거의 공부를 잘 하지 못합니다. 초등학교 때는 잘 하던 공부도 고학년이 될수록 성적이 낮아지는 것이지요.
우리 뇌는 휴식을 아주 좋아합니다.

아이가 휴식을 하는 그 시간에 뇌는 그 동안의 정보를 다시 구조화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지요.

그래서 겉으로 보면 노는 시간인 것 같아도 보이지 않는 뇌는 아주 활발하게 정보를 정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소중한 휴식시간을 갖지 않고 계속 정보를 들여놓는다면 우리 뇌는 그 정보를 정리할 시간이 없어서 나중에는 정보들끼리 엉키고 맙니다.

고무줄을 줄곧 팽팽하게 늘이면 금방 끊어져 버리듯이, 아이의 머릿속에 쉬지 않고 정보를 쏟아 부으면 아이들의 뇌는 금방 바보가 되어버립니다.

100페이지 분량의 책을 60분 동안 읽으라고 하면 20분에 다 읽는 아이와 50분 정도 걸려서 읽는 아이가 있다고 합시다.
우리는 당연히 50분 걸린 아이는 20분 걸린 아이보다 성적이 낮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왜 그러냐면요, 20분 동안 그 책을 다 읽어버린 아이는 나머지 40분 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책을 통해 받아들인 정보를 뇌가 구조화할 시간을 주게 되지만 50분이 걸린 아이는 구조화 할 시간이 그만큼 없다는 것입니다.

책을 x통해 받아들인 정보가 자기 것이 되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들은 60분에 읽어야할 책을 아이가 20분에 다 읽어버리면 나머지 시간에 또 다른 미션을 제시하게 되는 것이지요.

휴식시간을 빼앗으면 아이는 곧 바보가 됩니다.

다음호 예고 '木이 목 떨어지면 不 이 됩니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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