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권이 바뀔때마다 새로운 운동과 정책방향들이 생겨났었다. 그것은 전북도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유종근 지사가 물러나면서 '새천년 새전북인운동'도 자취를 감추고 강현욱 지사도 취임 이후 '강한전북 일등도민운동'을 주창하고 나섰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 김두관 행자부 장관은 DJ정부의 제2건국위원회를 '실패한 국민운동'으로 평가했고, 폐지하도록 유도했었다.

또 자유총연맹과 새마을·바르게살기 등 3대 관변단체에 대해서도 예산지원 축소 또는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었지만, 소리만 요란했을 뿐 결과는 마찬가지가 되었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 지역간 불균형을 시정하고 지역혁신 및 특성화발전을 통해 자립형 지방화를 촉진함으로써 전국이 개성있게 골고루 잘사는 사회를 건설하자는 취지에서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이 제정되고 관련단체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우리시에서도 지난 3일 지역의 혁신역량을 결집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이룬다는 취지에서 김제시 주도로 12개분야 28명의 위원들을 위촉, '김제시지역혁신협의회'가 출범됐다.

이들은 지난 11일 부산에서 열린 대한민국 지역혁신박람회를 견학했고, 이달중으로 신활력사업 아이템 발굴보고회와 지역업체견학, 다음달에는 우수자치단체견학과 워크숍 등을 개최할 계획이며, 시 추경예산에는 이들에게 지급될 회의참석수당과 박람회 참가비, 현장방문 견학비 등이 시민혈세인 시비로 편성됐다.

김제시에서 주관해 출범시킨 관계로 위원들은 회비를 내지 않고 시장이 연구과제를 부여할 경우 재정적 지원을 받고, '김제시각종위원회실비변상조례'에 따라 잠시만 위원회에 참석해도 1인당 7만원의 수당이나 여비를 받게 되어있다.

반면 지난해 8월 28일에는 이번과 같은 장소에서 같은 공무원의 사회로 지역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운동을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김제시지방분권협의회'가 23명의 위원 중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출범했었고, 곽인희 시장이 위촉장을 수여한 바 있다.

이 단체는 시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규약을 마련해 두었으면서 출범 이후 1년이 넘도록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고 이름뿐인 유령단체로 전락한 상태다.

'김제시지역혁신협의회'와 '김제시지방분권협의회'는 단체의 명칭만 다를 뿐 시가 출범시킨 관변단체이며, 성격도 비슷하고, 위원도 3명이 중복돼 있는 상태다.

지난해 김제시지방분권협의회 출범 당시 본지(203호)는 '형식적인 위원 구성과 함께 내돈은 쓰지 않고 시비를 쓰겠다는 이들의 태도가 오히려 실질적인 지방분권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 지 우려된다'고 지적한 바 있지만, 이번에 출범한 김제시지역혁신협의회 역시 시가 위촉한 위원명단을 보면 각 분야의 실질적인 대표라기보다는 같이 일하기 편한(?) 인사들이 상당수 포진돼 있음을 엿볼 수 있어 씁쓸하다.

다행히 초대위원장으로 선출된 정세훈씨가 의욕적으로 참여정부의 신 활력사업 구상대로 낙후된 김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김제를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겠다니 그나마 위로가 되지만, 언제까지나 관변성격의 단체가 지역운동의 중심에 서야 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김제시지역혁신협의회만은 시작이 관변이었을 망정, 진정 지역을 위한 단체로 거듭나기를 소망해본다.

홍성근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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