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교육대란에서 살아남기

드디어 지난 17일 수험생들의 가장 큰 관문인 '수학능력시험'이 끝이 났다.
수리 '가'형과 외국어가 예년보다 조금 어렵게 출제되었으며 언어·탐구 등 나머지영역은 비슷한 수준의 난이도였다는 의견 속에서 전체적으로는 평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내 한 교육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수능이 지난 9월에 실시되었던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된 만큼 큰 변별력을 가지기는 어려울 듯 하다"며 "결국 내년도 정시모집의 가장 큰 특징인 수능의 응시방법 및 점수체제변경에 맞춘 세부적인 지원전략이 필요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특히 평이한 난이도의 수능일수록 중·상위권의 경쟁률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만큼 논술·면접이 있는 학교는 바로 이 부분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그렇지 경우에도 수능과 내신반영비율을 잘 따져보고 응시해야 한다.

우리지역 같은 경우 도시권에 비해 정보나 경험 등에서 아무래도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인지라 다음달 14일 성적이 발표되기 이전이라 할지라도 대략적인 지원선을 가늠해 미리미리 움직이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수능이라는 큰산에 이어 2차 또는 지원이라는 또 다른 관문이 남기는 했지만 시험 보느라 고생한 우리지역의 수험생여러분들, 어쨌든 수고 많으셨습니다. 부디 이어지는 과정에서도 좋은 결과 거두시기를…

평행선을 유지하기 어려운 저울추

우리지역에는 국립학교는 없고 공립과 사립, 두가지형태로 학교가 구분되고 있다.
의무교육의 성격상 초등학교는 100% 공립이고 중학교는 대안학교인 지평선중학교를 포함 7:6 고등학교는 3:6 비율로 공·사립이 나눠지고 있다.

공립과 사립으로 거리를 두기에 앞서 어차피 우리지역의 교육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소중한 지식의 공통된 터전임은 분명하겠지만 안타깝게도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 두 형제는 한번도 제대로 된 평행선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어차피 우리지역에만 해당된 사항은 아니겠으나 한쪽이 성하면 한쪽이 약하고 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반대현상이 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김제중학교, 김제고등학교, 김제농업고등학교(현 자영고) 등의 공립학교들이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있는 형국이었으나 현재는 '신흥명문' 덕암학원을 위시해 각 사립들의 기세가 더 높은 상태이다.

여기에 대해 한 사립학교관계자는 "과거 못 먹고 못 입던 시절에는 국가 또는 도의 지원에 모든 것을 의존해야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밀릴 수 밖에 없었으나 현재는 투자의욕 등에서 앞선 사립의 의지가 무척 강한 편이다"며 "학생모집·성적비교 등의 요소들이 경쟁체제로 들어간 시점에서 그 동안 기울였던 노력의 결과가 드러나는 증거가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공립학교 관계자 역시 "예산·정책 등 여러 가지 부분에서 상급기관의 결정에 모든 것을 의지하고 따라야하는 공립에 비해 자율성을 바탕으로 소신껏 행정을 실천할 수 있는 사립이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앞서나가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다"며 상당부분에서 사립관계자와 의견의 궤를 같이하는 모습이었으나 "변화하는 교육개혁에 맞춰 어느 정도 공립에도 자율성을 부여해주고 학교·학생·학부모가 조금만 더 관심을 보이며 혼연일체가 된다면 얼마든지 선의의 경쟁도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의욕과 기간은 비례하는가?

"사립학교 같은 경우에는 큰 변동이 없는 한 선생님들이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있는 편이지만 공립 같은 경우에는 수시로 인사이동이 진행되고있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최소한 4∼5년은 한곳에 있어야 실정파악 등이 제대로 되고 뭔가 해볼 의욕도 생기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자녀를 지역내 한 사립고교에 진학시킨 학부모가 학교선택의 기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한 내용중 한 부분이다.

다들 알다시피 사립학교 같은 경우에는 관계자나 교사들이 반영구적인 기간 속에서 근무하고있는데 반해 공립학교는 자의든 타의든 간에 잦은 자리바꿈을 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지역내 중·고등학교, 10여 곳의 공립을 대상으로 현 교장 바로 직전의 전임자 재임기간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가장 오래 근무한 이는 3년 7개월이며 가장 짧은 경우는 8개월이었다.
인사규정에 의하면 교장의 재임기간은 최소 2년으로 정해져있으나 그 기간안에 정년퇴임을 하는 경우에는 예외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때문에 정년퇴임을 1년 앞두고 교장으로 승진하는 이가 생기는가하면 전주나 부안 등지에서 우리지역 공립학교로와 1년 정도만 근무하고 끝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물론 1년이라는 짧은 재임기간 동안에도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이들도 있겠으나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한 교사들의 처우문제를 고려한 배려성 인사, 말년의 시간 때우기 등으로 변질되어서는 곤란할 것이다.

그리고 외부에서 보기에도 짧은 기간은 분명 좋게 보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얼마 전부터 불거지고있는 '사립학교법계정'에 대한 각 학교의 입장을 알아보던 중 재미있는 사실하나를 발견했다.

'사립학교법계정'에 대해서 해당사립학교뿐만 아니라 국·공립 역시 반대의견을 피력한다는 것이다.
교육의 큰 틀이야 당연히 일관성이 존재해야하겠지만 지역별·학교별로 어쩔 수 없이 생길 수 있는 교육환경의 자율성 확보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학교 관계자·교사들이 공감하고 있다.

단순히 '우리지역은 한계가 있어'라는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선의의 경쟁체제를 통해 공·사립이 나란히 속도를 내며 지역명문 만들기에 지치지 않는 열정을 보이기를 기대한다.
물론 여기에는 각 학교의 노력 못지 않게 학부모·학생·시민들의 성원과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매번 나오는 소리일수도 있겠으나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선 안될 것이다.

김종수  oetet@gjtimes.co.kr

<저작권자 © 김제시민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