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교육대란에서 살아남기

넓어지는 대학문, 얇아지는 지갑

지난 25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전국 4년제 대학의 모집인원을 밝힘에 따라 도내 4년제 대학의 정시모집 인원 역시 정확한 숫자가 발표되었다.

도내 11개 4년제 대학의 정시모집 인원은 총 1만 790명으로 전체모집 예정인원의 약42%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수시 2학기모집 등록결과 등에 따라 다소 늘어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전자와 후자를 합쳐 45%라고만 예상해도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4년제 대학 정시모집인원과 전체모집 예정인원의 숫자대비가 100:45라니, 전체의 숫자가 전부 대학에 100% 응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2·3년제 대학까지 감안해본다면 실로 입이 쩍 벌어질 일이다.

"대학문이 낮아진 것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

과거 입시를 경험했던 이들의 놀라움 섞인 탄식만큼이나 간단한 숫자를 끼워 넣어서 살펴본 대학문턱이 엄청나게 넓어진 것 하나 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불과 10년전만 하더라도 2년제 대학 문턱이라도 밟아보려면 상당한 경쟁을 감수해야 했던 것에 비하면 믿을 수 없을 만큼 변해버렸다.

"이제 웬만한 대학은 돈만 있으면 가는, 말 그대로 의무교육이 되어버렸어"

상당수 주민들의 풍자 섞인 비아냥거림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지만 여기서 우리는 명심해야 될 것이 있다.
분명 대학 가기는 무척 쉬워졌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명문대는 여전히 명문대로 아무나 쉽게 갈 수 없는 곳이고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소위 인기학과는 그 학교를 떠나 구멍이 좁을 수밖에 없다.

단순히 졸업장을 원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로·적성을 감안했던 선택이라면 대학은 여전히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거기에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지역경기 사정을 생각해보면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있는 학비 및 사교육비는 가계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예전에 비해 장학금제도가 양적·질적으로 잘 만들어지고 있어 이를 충분히 활용한다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명문대와 인기학과는 변하지 않고 대접을 받고 있는 것처럼 장학금 역시 시대를 불문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중 하나일 것이다.

다양하고 많은 장학금

앞서 얘기한바와 같이 과거와 비교했을 때 현재의 장학금제도는 무척이나 다양하고 많으며 받을 수 있는 길도 상당히 넓은 편이다.
예전처럼 특출나게 공부를 잘하거나 전교에서 손꼽힐 만큼 가난한 학생들만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지역내 학생수가 갈수록 감소함에 따라 공·사립 할 것 없이 학생모집은 최대의 숙원과제중 하나가 되어버렸고 이에 따라 장학금은 그 명목과 취지에서도 양적 팽창을 거듭하고 있다.

학교 자체적으로 지급하는 정기적인 장학금은 물론 동문회, 해당학교 출신 선배들의 비정기적인 장학금까지 그 종류에 있어서도 다양하기 이를데 없다.
심지어 자영고등학교 같은 경우는 대부분의 학비를 학교에서 대신 부담해주고 있는, 장학금 아닌 장학금(?)을 학생들에게 지급해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 시에서 학생들에게 지원해주는 장학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비정기적인 장학금을 제외한 정기적인 장학금에는 크게 일반, 특별, 이·통장자녀 장학금이 있다.

95년 민선1기부터 장학기금(현재 14억원 보유)을 조성하여 거기서 파생되는 이자수입을 통해 지난 2000년부터 지급되고있는 장학금이다.
보통 3월 중순께 신청자를 접수받고 4월초에 선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있으며 대학생은 일시불, 고등학생 같은 경우는 분기별로 나눠서 지급하고 있다.

지원자격은 우리 시에 3년 이상 주소를 두고 거주한자의 자녀로 이·통장자녀장학금은 이·통장으로 2년 이상 근속한자의 자녀로서 성적이 미평점 이상인자, 일반장학생은 미평점 또는 70점 이상인자(대학생의 경우 우평점 또는 80점 이상), 특별장학생은 전국 단위의 경연·경기 등에서 수상경력이 있으면 신청이 가능하다.

올해에도 각 읍·면·동에 걸쳐 이·통장자녀 장학금 39명, 일반장학금 81명, 특별장학금 5명 등 총 125명이 장학금 혜택을 받았다.

진정한 지역인재육성의 장이 되어야…

위의 3가지 장학금과는 별개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우리지역의 학생들에게 전달되는 장학금이 또 하나있다.

농어촌 학생에 대한 학자금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있는 이것은 도시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교육여건이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영세농업인들의 자녀를 대상으로 지급되고있는데 경작농지 1.5ha미만의 농가의 자녀로 고등학교에 재학하는 손자녀, 동생, 본인 등이 해당된다.

한국마사회의 적립금에서 지원해주고 있으며 시는 직접 관여한다기보다는 중간에서 전달해주는 역할만 한다고 보면 된다.
이렇듯 장학금 및 지원금이 다양하고 갈수록 많아진다는 점은 학생·학부모·교육관계자 등 누구의 입장에서 봐도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돈을 들여 교육의 길을 열어주는 것도 좋지만 그후의 관리·체계에 있어서도 좀더 신경을 쓰자는 것.

지역내 교육관계자에 따르면 "시에서 이렇게 장학금을 주는 가장 큰 이유는 지역내 우수인재육성 및 애향심고취로 알고있는데 그러려면 좀더 세밀한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며 "단순히 주는 것을 떠나 자격기준에 있어서도 좀더 우리지역에 가깝게 끌어들이는 방안을 생각해보자"고 말했다.

그런 경우는 많지 않겠지만 주소는 이쪽에 두고 실질적인 생활은 타지에서 하거나 잠깐 우리지역에 머무는 이들, 학부모만 여기 있을뿐 자녀들은 일찍부터 타 지역에서 대부분의 학교과정을 마치는 상황 등은 장학금의 취지 등에 비춰봤을 때 결코 바람직할 수 없을 것이다.

대학교 같은 경우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고등학교 같은 경우는 분명 우리지역에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과 타 지역에서 다니는 학생에 대한 구분은 필요할 듯 보인다.
어찌 보면 똑같은 우리지역 출신의 인재일지도 모르겠으나 이곳에서 학교를 다니는 경우와 타지역에서 다니는 경우를 동일한 선상에서 놓고 봤을 때 애향심 등에서 전혀 차이가 없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개인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고등학교 시절 역시 중학교부터 이어온 사춘기의 연장선이라고 봤을 때 그 시기에 어느 곳, 어떤 장소에서 있었냐는 향후 어른이 되었을 때까지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런 입장에서 봤을 때는 우리지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인재를 밖에서 키우는 것보다는 안에서 키워내려는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한다고 볼 수 있다.
모두가 공감하는 것처럼 지역내 교육환경의 질이 우수해진다면 향후 미래의 지역발전에도 분명히 많은 영향이 끼치게된다.

내신이 비중이 강화되면서 많은 인재들이 우리지역의 학교로 선회하는 케이스가 잦아지고 있다고 한다.
계속적인 교육변화에 불안감을 표시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를 잘만 이용한다면 우리지역교육발전에 또 다른 시발점을 안착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타지역에서 학교를 다니는 우리지역의 인재들을 배척하라는 소리는 아니다.
다만 우리지역의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에게 좀더 많은 특혜를 제공해 교육발전의 호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런 좋은 분위기를 같이 이끌어가자는 것이다.

각 학교가 최선의 노력으로 경주하는 가운데 우리시가 보여줄 수 있는 시기 적절한 지원사격을 기대해본다.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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