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학교는 아니지만, 그곳엔 학생들이

13부: 시에서 만들어준 그들만의 쉼터?

"청소년 문화의집요? 예…그러니까, 그것이…"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진 편이지만 학부모나 학생들 중에는 아직도 '청소년 문화의집'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잘 모르거나 무관심한 이들이 태반이다.

청소년이라는 말이 붙은 것으로 봐서는 그쪽과 관련이 된 것은 분명한데, 어떤 형태로 관여가 되었는지는 이름만 보고는 선뜻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기사를 쓰기에 앞서 50여명의 학부모들에게 질문을 던져본 결과, 처음의 예상은 역시 빗나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청소년 문화의집'에 대해 들어는 봤지만 뭐 하는 곳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학부모가 절반이상으로 대부분이었고, 전혀 모른다는 의견과 확실히 알고있다는 의견은 각각 10여건씩을 차지했다.
기사를 빌려 말해본다.

우리 지역같이 문화적으로 많은 혜택을 보기 어려운 소도시에서 '청소년 문화의집'과 같은 시설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로 잘만 활용한다면 건전한 여가생활과 다양한 문화코드 등을 많이 겪고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청소년을 위한 유일한 전문기관, 하지만…

'청소년들에게 참여형 문화예술에 대한 문화감각을 키워주고 다양한 체험장을 마련하여 정서함양에 도움을 준다'

'건전한 놀이문화정착으로 청소년들의 전인적인 성장과 체계적인 체육활동 및 문화공간 지원을 통한 올바른 청소년상 구현에 앞장선다'

올해의 '청소년 문화의집' 운영계획의 제일 첫 머리에 기재되어있는 말들이다.
김제·만경·죽산·금산의 4개 '청소년 문화의집'은 사회복지과와 연계하여 연중에 걸쳐 19개의 사업을 실시할 계획 중에 있다.

난타, 째즈댄스, 토탈공예, 비즈공예, 컴퓨터, 미용, 가야금, 영상제작, 공부방, 네트워크 게임, 사물놀이, 봉사활동, 도서구입, 풋살, 단체줄넘기, 길거리농구, 동아리페스티벌, 네트워크게임대회, 청소년의 달 음악회 등이 바로 그것이다.

앞서 말한 운영계획대로 문화, 체육 등 다양한 부분에 걸쳐서 폭넓게 구성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 문화의집'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금새 고개가 갸웃거려질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청소년 문화의집 행사는 매번 똑같을까…?'

그렇다. 일부의 변화는 있을 수 있겠으나 대부분의 행사는 요 몇 년째 계속해서 반복되고있는 천편일률적인 형태를 띄고있음을 알 수 있다.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한 학부형은 "사회에서 가장 빨리 변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청소년문화일텐데 시종일관 비슷한 레퍼토리만 반복만 해서는 학생들의 까다로운 취향을 전혀 맞출 수 없을 것 같다"며 "가뜩이나 도시권에 비해 문화적인 혜택을 적게 받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청소년 문화의집 등이 앞장서 신선함 감각을 전달해주는 창구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로 아쉬움을 표현했다.

타지 청소년문화의 집 돌아보기

그렇다면 우리지역과 타지역의 '청소년 문화의집'은 어떻게 다를까?

어차피 장단점이라는 것은 항상 존재하고있는 사항이므로 누가 낫다 못하다 식의 비교는 하지 않는 것이 맞을 것이다. 다만 앞서 언급한 내용대로 항상 반복되고있는 비슷한 메뉴문제에 초점을 두어 과연 다른 지역 '청소년 문화의집'에는 어떠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는 것일까 잠시 알아보기로 하자.

물론 지역의 특성, 현실 등은 항상 고려되어야하는 사항이므로 그러한 사업들을 따라하자는 뜻이 아닌, 우리지역만의 독특한 아이디어사업을 창조해내는데 하나의 예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다른 곳의 주사업을 돌아보는 것이다.

거창군 같은 경우는 '청소년기자교실'과 '신문사설에 대한 논설 및 토론'부분이 눈에 띈다.

자신이 직접 임시기자가 되어 살고있는 지역의 현실과 미래를 되짚어보며 고향에 대한 관심 도 및 애정을 키워나가고. 잦은 토론을 통해 학교 공부외 사회문제에 대해 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보여진다.

특히 문학회와 연관해서 여러 가지 사업을 병행하고있는 모습인데, 우리지역 역시 훌륭한 문인 및 예술가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충분히 여러 가지부분에서 응용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방식은 조금 틀리지만 성남의 '지역문화탐방' 하남의 '환경캠프'등도 내 지역에 대한 관심도와 사랑을 높일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으로 보여진다.

또한 수도권에 위치하고있는 군포시의 '창작만화경진대회'나 교통의 요충지인 유성의 '직업체험'등도 지역특성을 살린 독특한 아이템이 돋보이고 있다.

한정된 예산으로 일년동안의 청소년사업을 이끌어나간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예에서도 보듯이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청소년 문화의집'은 현재가지고 있는 모습보다도 훨씬 많은 것을 청소년과 지역사회에 전해줄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 문화의집'은 시에서 만들어준 그들만의 쉼터가 아니다.
상대적으로 열악할 수 밖에 없는 소도시의 청소년들이 학업외의 부분에서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보루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음호 예고: 그들만의 코드 '짱' (상)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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