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서 온 편지


누가 알겠느냐
풀뿌리에 명줄을 걸고 한 평생
숨어 산 몸

아물 수 없는 상처에
소금을 뿌려보지 않고서야
누가 알겠느냐
나는 징용에 끌려간 조선의 딸이었다

탯줄 묻은 땅에서 자란
이 몸뚱이
정수리마다 비녀 대신 쇠말뚝을 꽂으며
용암 같은 분노를 뿜게 한 그들이

댕기머리 고운
조선의 음전한 숫 딸을
다케시마라 부르며
또 다른 징용을 꿈꾸고 있다

나는 고하노라
이 땅의 정령인 백두대간에게 고하노라

핏줄 같은 풀 한 포기
맥박 같은 흙 한 줌이라도 다시
그들의 손아귀에 끌려가게 둔다면
조선은 그들의 영원한 위안부라고

김다연(45·신풍동)
시인·시낭송가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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