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얼마전 길가를 가다가 중학생들이 자신들끼리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서는 깜짝 놀랬습니다, 아니! 별로 불량스럽게도 보이지 않는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얘들이었는데 쓰는 말들은 순전히 욕설투성이더군요."
"맞아요, 저도 그런 것을 가끔 느끼는데요. 요즘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쓰는 말들 중에는 비속어수준을 넘어서는 단어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기사를 쓰기 위해 기자가 만나본 많은 사람들 중에는 '요즘 청소년들의 욕설문화'를 꼬집는 이들이 상당수 있었다.
길거리 또는 PC방 등에서 청소년들이 쓰는 말들을 들어보면 어른입장에서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기자 역시 어느 정도 공감하는 바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기자 또한 그분들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적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 청소년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또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할말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평소에 친구들과 욕설 섞인 말을 즐겨한다는(?) 이아무개(18·신풍동)군은 "일단 어른들만큼은 아니겠지만 저희들 역시 나쁜 말과 좋은 말을 분간할 정도의 인식은 있다"며 "우리들이 하는 욕설 중에는 친구들끼리 친근감을 표하기 위해 쓰는 용도가 대다수로 싸움을 하거나 상대방을 흥분시킬 목적으로 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학생인 송아무개(17·교동)양 역시 "친한 친구들끼리 욕을 주고받는 모습은 비단 우리들뿐아니라 어른들 사이에서도 많이 봤다"며 "어리기 때문에 무조건 좋은 말만 쓰라고 권하는 것은 어폐가 있는 듯 보인다"고 답하는 모습이었다.
학부모인 임아무개(40)씨는 말한다.
"욕설이라는 것은 항상 상대방을 자극하기 위해서만 쓰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만큼 상대방을 정겹게 생각하고 격의 없기 때문에 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 또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의 우리들 역시 지금 아이들과 크게 다를바 없는 말투를 썼다고 기억되어집니다. 세대가 바뀐 만큼 우리시대의 욕과 지금 아이들이 쓰는 욕에 변화가 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용도나 쓰임새에서는 그게 그것 같네요. 아이들이야 어차피 거울인 어른들을 보고 배우는 것이니 만큼 무조건 요즘 청소년들 운운하면서 한숨을 내쉬기보다는 먼저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모범을 보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어쩌면 우리는 그 아이들을 무조건 탓하면서 과거의 우리들은 잊어버리는 이른바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하는 오류를 범하고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아햏햏'을 아십니까?
요즘은 그 인기도(?)가 조금 줄어든 것 같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청소년들 사이에 '아햏햏'이라는 단어가 폭팔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었다.
현재 역시도 그때만큼만 아니다뿐이지 청소년들이 즐겨 이용하는 인터넷사이트나 쪽지 교환 등을 보면 어김없이 '아햏햏'을 사용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많은 어른들이 묻는다.
'도대체 아햏햏이 무슨 말이야?'
기자 역시 궁금한 생각이 들어 청소년들에게 물어보았다.
그러던중 재미있는 사실들을 발견했다.
이제 막 중학교에 입학한 최아무개(13·월촌동)군은 "이메일이나 채팅 등을 통해 친구들이랑 이야기할 때 아햏햏이라는 단어를 즐겨 쓴다"며 "아무 때나 부담 없이 쓰기 때문에 편리하기는 하지만 뜻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최아무개군 외에 만나본 10여명의 청소년들 역시 비슷한 대답들이었다.
기자는 이 문제에 대해 한참동안 머리가 지끈거렸으나 얼마 후, 이야기를 나눴던 청소년들에게서 이미 해답이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햏햏'의 유래는 한 디지털카메라 관련 사이트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거기에 어떤 사진에 '아햏햏'이라는 단어가 있었고, 그것이 오타였는지 의도적이었든지간에 엄청난 반응을 일으켜서 순식간에 유행이 된 것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아햏햏'이라는 단어를 즐겨 쓰는 아이들끼리는 서로를 '햏자'라고 부른다.
그나마 뜻을 알 것 같아 보이는 이들에게 '아햏햏'의 뜻을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아햏햏은 아햏햏일뿐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다'라는 말뿐이었다.
아햏햏의 뜻은 전라도 사투리의 '거시기'와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기분이 거시기하다를 기분이 '아햏햏'하다 정도로.
이외 '스타쉬피스'라는 유행어도 있는데 이 역시 '아햏햏'과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기자를 포함한 어른들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어렵기 그지없는 청소년들의 문화이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청소년들 역시 어른들의 문화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해야할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데는 참으로 많은 눈맞추기와 공감대형성이 필요할 듯 하다.
다음호 예고: 메신저 그리고 아바타
김종수 oetet@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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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들에게 현금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