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기,오라비..등 토속어 중심교육
쑥쓰러움 없어지고 등교날 기다려져

'평생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원평초등학교(교장 한일랑)는 금년 4월부터 14개 취미활동교실을 개설하여 200여명의 지역주민 및 학부모 대상으로 2년간의 평생교육반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에서 '우리글 교육반' 수강생은 60~80대의 할머니들로서 처음 13명으로 시작하였으나, 배우기 쉬운 교재사용(토속어 중심의 우리글 익히기 교재 - 전북교육청 제작)과 지도교사의 친절하고 성의 있는 태도가 입소문이 나 현재 수강 학생수가 30명으로 2배이상이 대폭 늘어났다.

우리말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김수진 지도교사는 "거시기, 하나씨, 마누라, 오라비 등, 생활속에서 늘 써오던 토속어와 자신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중심으로 엮어진 교육 내용이 할머니들에게 훨씬 친숙하게 느껴져 교육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손자들 보기가 부끄럽다며 보이지 않는 검정 비닐봉지에 책을 넣고 다니고, 집에서는 '노래교실'에 다닌다고 하는 등, 다늙어서 한글을 배우러 다닌다는 사실이 부끄러우셨는지 애써 감추려하는 모습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평생 처음으로 경험하는 교실생활과 재미있는 수업 덕분으로 점차 자신감과 용기가 생겨나고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으며 이제는 학교가는 날이 기다려 진다고 한다.

또한 항상 수업시간 보다 한참씩 일찍 나오셔서 삼삼오오 모여 숙제이야기나 손자들에게 배웠던 글씨 이야기를 나누는 등, 학습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떠들썩하게 얘기하시는 모습은 여느 초등학교 교실의 분위기나 다를 바 없다.

이제 할머니들은 동네에 들어오는 시내버스의 행선지 읽기, 전화기의 전화번호 등 쉬운 것은 알게 되었다. 훗날 이분들의 한글사용이 능숙해지면 자신들이 '우리글교육'을 받았던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날이 오리라 생각된다.

평생교육 시범학교는 도내에 2개교(완주 가천초교, 김제원평초교)가 지정 운영되고 있으며 원평초교의 다양하고 재미있는 평생교육 시범학교 프로그램이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흐뭇한 에피소드가 많이 묻어나오는 등 각종 매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학구 시민기자 lhkoo@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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