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처초등학교 3학년 / 한 기 택


엄마 안녕하세요.

할머니께서 심어 놓으신 벼도 점점 누렇게 물들고 사과나무의 사과도 빨갛게 볼을 붉히고 있어요. 3일만 있으면 추석이예요. 엄마 추석에 차례지낼 때 엄마 오시나요. 꼭 오셨으면 합니다.

엄마! 저 기택이 엄마 아들 잊지 않고 있으시죠. 저 이제 10살 3학년 이예요. 엄마가 저 버려두고 돌아가신지도 9년째 입니다. 저는 할머니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빠는 전주에서 일하시고요.

엄마 저는 다른 아이들이 엄마 이야기 할 때도 엄마가 보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엄마 얼굴도 모르고 엄마 품이 얼마나 좋은지도 모르기 때문이예요. 아니 부럽기 보다 저만 남겨두고 가신 엄마가 미웠어요.

지난번 부모님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수업시간에 저 낳고 바로 돌아가신 엄마가 정말 밉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엄마는 기택이 남겨두고 돌아가실 때 몸의 병은 아픈지 모르고 마음이 많이 아팠을 거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하늘나라에서 기택이가 건강하게 잘 크기를 바라며 지켜보고 계실 거라고 하시면서 엄마 미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엄마가 정말 저를 지켜보고 있는지 하늘을 보았습니다. 엄마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이제까지 엄마 미워한게 죄송했습니다.

엄마 이제 미워하지 않을게요. 제 걱정 마시고 엄마도 편안하게 잘 계세요. 앞으로 할머니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사진 속에 엄마 얼굴 꼭 품고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지내겠습니다.

엄마! 선생님 말씀처럼 엄마도 저 두고 돌아가실 때 너무너무 슬펐지요. 이제는 슬퍼하지 마세요. 다른 엄마처럼 가까이 있지는 않지만 항상 제 걱정하며 지켜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바람 불어 머리카락이 휘날리면 엄마가 저 어루만져주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힘을 내겠습니다. 그러니 엄마도 제 걱정 하지 마시고 편히 계세요. 돌아가시기 전 떡 애기 인 저를 보고 하염없이 우셨다는 할머니 말씀을 거짓말로 들었는데 이제는 엄마가 짧은 기간이지만 저를 얼마나 사랑했으며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엄마 이제 엄마에게 웃음을 드리는 아들이 되겠습니다. 엄마사랑 못지않은 사랑을 주시고 '아이고 내 쌔끼'하고 걱정하는 할머니의 얼굴에도 웃음만 드리는 손자가 되겠습니다.

엄마, 제가 아무리 엄마를 미워하였어도 엄마 손 한 번 잡아보고, 학교 갔다 와서 엄마하고 부르면 엄마가 환하게 반겨주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그러나 엄마 이제부터 모든 사람의 손이 엄마 손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엄마가 나를 잡아주는구나 생각하고, 저도 따듯한 손으로 사람들을 잡아주며 희망과 기쁨을 주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럼 엄마 하늘에서 저를 보고 환하게 미소 지어 보세요. 저도 엄마 향해 크게 미소 짓겠습니다. 미운마음, 나쁜 마음 다 버리고 엄마 걱정 안 되게 건강하게 잘자라겠습니다.

엄마 하늘에서 기택이 걱정하지 마시고 편안하게 지내세요.


2005년 9월 15일 목요일

엄마가 너무나 보고픈 기택이 올림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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